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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 공의회 문헌들 (17)그리스도인 교육에 관한 선언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05-07-31 수정일 200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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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교회와 세상의 희망

인권, 생명과학, 환경오염 등 해를 거듭할수록 새롭게 나타나는 현대 세계의 수많은 문제들은 교회의 가르침과 신자들의 삶 사이에 괴리를 낳고 있다. 또한 현대인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신자들을 올바른 삶과 실천으로 이끌 교육은 갈수록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교육의 중대성(Gravissimum Educationis)」이란 이름으로 내놓은 「그리스도인 교육에 관한 선언」(교육 선언)은 하느님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심어놓으신 보화를 캐내 빛을 발하게 하는 교육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공의회 준비위원회가 준비한 64개 의안은 실제 공의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16개의 문헌(헌장, 교령, 선언)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 가운데 교육에 관련된 문헌이 포함된 것은 공의회 교부들이 교육 문제를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신학교, 연구, 가톨릭 교육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처음에 「가톨릭 학교에 관하여」라는 표제로 마련한 「교육 선언」은 원래 공의회 최고의 문헌인 「헌장」이 될 예정으로 작성됐다. 그러나 공의회가 진행되면서 교회가 부닥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할 교부들이 시간 부족으로 방대한 의안의 토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함에 따라 「헌장」에서 「권고(Votum)」 사이를 오가다 1965년 10월 28일 「선언」으로 빛을 보게 됐다.

「교육 선언」은 서문에서 「그리스도인 교육, 특히 학교 교육에 관하여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선언한다. 이 기본 원칙은 공의회 뒤에 특별위원회가 더욱 세밀히 전개시켜 나갈 것이며, 주교회의는 그 지역의 다양한 상황에 이를 적용하여야 한다」며 가톨릭 학교라는 좁은 맥락에서 그리스도인 교육이라는 광범위한 영역으로 고민을 확대시켜 접근한다.

「교육 선언」은 교황 비오 11세의 젊은이들의 그리스도적 신자 교육에 관한 회칙 「Divini illius Magistri」(1929. 12. 31)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러나 공의회가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에 「현대적」이라는 악센트를 붙인 것처럼 「교육 선언」도 비오 11세의 회칙에 새로운 시야를 더해 수정을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언」은 교회가 항상 교육에 기여하고 있음을 재확인하고 그리스도적 교육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의회는 현대 세계의 다원성, 즉 나라와 문화가 다름에 따라 전통과 문화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아울러 교육의 필요나 내용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공의회는 교육적 노력을 하나의 고정된 형태로 무리하게 주입하려 하지 않고 「선언」에 담겨져 있는 원칙을 지방마다 다른 여러 가지 사정에 맞춰 적용할 것을 요청한다.

아울러 「선언」에서 『온전한 인격 완성의 증진을 위하여 또 지상 사회의 복지를 위하여 그리고 더욱더 인간다운 세상의 건설을 위하여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노력을 제공한다』(3항)며 공의회의 다른 문헌들과 마찬가지로 「인류에 대한 봉사」를 중심 개념으로 삼고 있다. 나아가 선언은 신자들에게 『교육의 모든 분야에서 아낌없는 마음으로 일하도록, 특히 교육과 훈련의 적절한 혜택을 전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더욱 신속히 확산시키기 위하여 노력하도록 권고』(1항)하고 있다. 「교육 선언」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교회의 교육 시설이 탁월해야 한다는 요청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교육계 안에서 교회의 봉사가 탁월한 것이 아니면 교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교회의 존재가 좋은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적 교육이 지향하는 목표는 「참 그리스도적 완성」이고 신자를 그리스도처럼 완전한 인간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세상의 흐름을 앞서 가는 인식 전환이 시급한 이 때 「교육 선언」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에 충실하고 세상과 인류를 향한 사명을 다하도록 돕는 교육이 「교회의 희망」(2항)을 키워가는 길임을 들려준다.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