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골육종 앓은 이태호군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5-07-24 수정일 200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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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최소심씨가 병원 산책로에서 아들 태호군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꼭 일어나서 다시 축구할거예요”

매달 치료비 300만원

고스란히 카드빚으로

『꼭 일어나서 다시 축구할거예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병동을 나서는 태호(베드로?12)는 활짝 웃으며 첫 인사를 건넨다. 언젠가 병을 이기고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축구할 생각만 하면 절로 웃음이 나오는 태호다.

하지만 반바지를 입어 드러난 오른쪽 허벅지의 커다란 수술자국은 태호가 지난 2년간 겪었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태호가 골육종이라는 병을 얻은 것은 2003년 9월. 본당 어린이축구단 창립멤버로 누구보다 운동을 좋아했던 태호가 다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갑자기 운동을 해서라고 생각했지만 통증은 계속됐다.

태호의 병명은 골육종. 뼈에 악성 종양이 생긴 것이다. 소아암의 종류인 골육종은 심하면 다리를 잘라내야 하고 종양이 폐 등 장기로 전이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심각한 병이다.

2003년 9월부터 올 2월까지 무려 열여섯달 동안의 항암치료가 이어졌다. 종양이 퍼진 뼈를 깎아내고 그 자리를 의료용 시멘트로 채워 넣는 수술도 두 차례나 받았다. 항암치료로 머리는 다 빠졌고, 후유증으로 심장이 일반인보다 팽창돼 수차례 의식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태호는 이겨냈다. 현재 태호는 통원치료를 받으며 종양의 전이 여부를 검사받고 있다. 앞으로 5년간 암세포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태호는 일어설 수 있다.

어머니 최소심(글라라.46.서울 중계동본당)씨는 매일 새벽미사를 봉헌하며 바친 기도의 힘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도로도 극복할 수 없는 시련이 최씨의 어깨를 짓누른다.

2년 간의 긴 항암치료비와 수술비는 어림잡아 4천여만원. 그 중 2천여만원은 본당 신자들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채웠지만 나머지 2천만원은 고스란히 카드 빚으로 남아있다. 매달 네 번씩 병원을 찾는 태호의 치료비도 한 달에 300만원 가량이 들어간다.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태호의 상태가 언제 악화될 지 모르는데다 태호의 동생 태경(바오로)이도 발달장애를 갖고 있어 어머니 최씨는 일자리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 한가운데에 남은 최씨의 속 앓이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내성적이었던 아이가 병을 치른 후 오히려 활달해졌어요. 자꾸 찡그리면 엄마 마음 아프다고 그러는 거에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워요』

※후원계좌=우리은행 454-005324-13-044 예금주 (재)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기사입력일 : 2005-07-17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