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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 공의회 문헌들 (10)수도생활의 쇄신에 관한 교령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5-06-12 수정일 200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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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의 우위성 강조”

쇄신과 적응을 모토로 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 그것은 특히 수도자의 삶과 신앙에 있어서 각별한 의미와 중요성을 지니는 것이었다.

「수도생활의 쇄신에 관한 교령」(완전한 사랑, Perfectae Caritatis)은 「교회헌장」이 교회의 쇄신과 현대 사회에의 적응이라는 바티칸공의회의 주제의 핵심이듯이, 그에 따른 하나의 결론이라고 할 만하다.

이 교령은 「교회헌장」 특히 수도생활에 관한 신학적 교의적 근거를 전개하고 있는 제6장 수도자를 전제로 한 것으로서, 수도생활의 쇄신과 적응에 관한 구체적인 문제들을 대단히 폭넓게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교령은 이 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실천은 각 수도회에 유보하고 있으며, 법적인 표현은 가급적 피하면서, 수도회의 개념에 재속회까지도 모두 포함시켜 복음적 권고를 받아들여 살기를 서약한 사람들의 모든 공동체에 포괄적으로 적용시키고 있다.

제목 그대로 이 교령은 수도생활이 쇄신되고, 그럼으로써 현대 사회에 맞게 수도생활이 적응돼야 함을 밝힌다. 따라서 교령은 쇄신 적응의 원칙과 실제적인 기준들, 수도생활의 공통적인 요소들을 규명하고 영성생활의 우위성을 강조한다. 아울러 여러 형태의 수도회들을 살펴보고, 정결과 청빈, 순명의 서약을 검토하며, 공동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교황 요한 23세가 공의회 개최를 위해 10개의 준비위원회를 1960년 6월 5일에 설립한 바 그 중 네 번째가 「수도자 준비위원회」였다. 이 위원회는 36차례의 회의 끝에 110쪽에 이르는 초안을 완성했으나, 이는 공의회 교부들에게 배부되지는 않았다.

이어 공의회 개막 이후 10개 위원회가 설립됐고, 그 중 하나인 「수도자위원회」는 모두 25명으로 구성돼 1962년 10월부터 1965년 10월까지 매년 2개월 가량으로 4차례의 회기에 걸쳐 회의를 갖고 의안을 작성했다. 그리고 1965년 10월 28일 교황 바오로 6세가 참석한 공식 회의에 이 의안이 상정돼 통과됐고, 교황의 재가를 받아 공포됐다.

교령은 우선, 「수도 생활의 적절한 쇄신이란 모든 그리스도인 생활의 원천과 그 단체의 초창기 영감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가는 것이며, 또한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제2항에서 규정한다.

「쇄신」과 「적응」은 연결된다. 수도생활의 원점으로 돌아가 그 부르심에 충실함으로써 수도생활이 새롭게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가 사는 시대와 장소에 적절하고 올바르게 적응해야 한다. 참다운 쇄신은 올바른 적응으로써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쇄신은 성령의 인도와 교회의 지도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쇄신은 수도생활의 2개 원천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하나는 그리스도, 성서, 전례, 교회의 가르침 등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원천들이다. 다른 하나는 창립자의 정신, 수도회의 고유한 카리스마와 건전한 전통이다.

공의회는 적응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는 즉 교회가 용감하게 현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결코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의회는 그래서 특히 선교지에서의 수도생활의 적응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적응의 대상은 생활, 기도, 활동의 양식 등 세 가지 차원에서 논의됐다.

그 기준은 첫째, 사도직의 필요성과 둘째, 사회·문화.경제적 상태 및 요구로써 수도회가 사는 장소의 상태와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중하게 취사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교령은 쇄신과 적응을 위한 방법과 기준을 제시하고, 특별히 영성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울러, 수도회의 여러 형태별로 쇄신과 적응의 필요성을 지적한 뒤, 수도생활을 지탱하는 세 가지 서약에 대해서 살펴본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