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서울 가좌동본당 ‘청년 복사단’

유재우 기자
입력일 2005-05-08 수정일 200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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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좌동본당 청년복사단은 앞으로 미사 봉헌뿐만 아닌 타 단체와 함께 봉사활동을 계획, 하느님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순종하고 섬기며 큰 자부심 가져요”

20세 이상 남단원 8명·여단원 4명으로 구성

청년·대축일 미사 등 본당 미사전례 도맡아

『요즘 애들이 크긴 커. 초등학생일텐데 엄청 크네』 『요즘 애들 다 저래요. 체격은 성인 못지않다니까』

등 뒤에서 들리는 수군거림에 연신 웃음을 짓는 복사들. 홱 돌아서 정체(?)를 밝히고 싶지만 잠시나마 자신들을 어리게 보는 어른들의 상상을 깨고 싶지 않아 묵묵히 미사 준비를 한다.

서울 가좌동본당 청년복사단(단장=민동환)은 기존 복사의 고정관념을 확 깨는 단체다. 복사하면 착하고 예쁜 어린이가 생각되지만 이들은 20세 이상 청년들로 구성된 「청년」 단체다.

청년복사단은 「청년미사는 청년이 봉헌한다」는 취지로 12년 전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어린이 복사 출신의 남성들로 구성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복사의 꿈을 접지 못한 많은 형제들이 참여했다. 거기다 「복사는 남성만이 하는 것」이란 통념에 반기를 들며 제대를 호시탐탐 노리던 자매들도 합세, 현재 8명의 남단원과 4명의 여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복사단이라 하면 활동에 한계가 있을법하다. 게다가 청년복사단이라 하면 주일을 제외한 본당 미사봉헌에 참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이들이 미사 봉헌에 들이는 공은 여타 어린이 복사단 못지않다.

매 주일 청년미사 봉헌으로 시작했던 활동은 현재 그 영역을 넓혀 부활, 성탄 등의 연중 대미사를 비롯해 청년미사 형식으로 진행되는 매주 수요일 새벽미사,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성시간 봉헌까지 본당의 중요한 미사전례를 도맡아 하고 있다.

한 단원은 『어렸을 때부터 복사가 꿈이었는데 지금이라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례를 알아가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고 귀띔해준다.

특히 이들이 단체 활동을 하며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복사로서의 마음가짐이다.

「순종하고 섬김」이란 복사의 뜻을 마음에 새겨 그에 합당한 자세로 사제를 도와 전례가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단순한 시중에서 벗어나 평신도 보다 주님께 한 발 가까이 있다는 책임감으로 미사를 봉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복사단원 모두가 활동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하며 다른 단체에 비해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청년복사단은 앞으로 미사 봉헌뿐만 아닌 타 단체와 함께 봉사활동을 계획, 하느님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민동환(안드레아.25) 단장은 『처음엔 어린이 복사 출신이 많아 자신감이 많았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며 『다양한 활동을 바탕으로 주님의 도구가 되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