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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특집]각 교구 추모 표정

입력일 2005-04-10 수정일 200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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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지하성당 분향소를 찾은 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 수녀들이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빌며 연도를 바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 소식이 공식 발표되자 전국 각지에서는 추모의 물결이 일렁였다. 신자들은 새벽부터 성당에 모여 주님의 충실한 종으로 살다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면서 목자의 마지막 길을 위해 경건한 마음으로 두손을 모았다.〈특별취재반〉

"전국 교구 분향소, 끊이지 않는 애도 물결"

명동성당 3분간 추모 조종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본당은 4월 3일 교황 선종 소식이 전해지자 조기를 게양하고 새벽 5시부터 3분간 추모의 조종을 울려 선종을 알리는 한편 곧바로 지하성당에 분향소를 마련해 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 수녀들의 연도를 시작으로 추모에 들어갔다. 조문객 맞이에 나선 본당측은 계속해서 그레고리안 성가를 방송, 숙연한 분위기 속에 기도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방문한 조문객들에게 「근조」리본을 나눠줘 명동 일대는 검은색 물결을 이루기도 했다.

비가 흩날리는 새벽 명동성당을 찾은 이한빛(65)씨는 『위중하시다는 소식에 마음을 졸이며 뉴스를 보다 선종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면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을 살기 위해 하느님의 나라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했다.

○…명동성당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일반 신자들을 비롯, 각 수도회에서 단체로 조문 행렬이 이어졌으며 외국인 신자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폴란드 국기와 꽃다발을 들고 분향소를 찾아 교황의 안식을 기원해 눈길을 끈 캐롤 노위크씨 등 폴란드 신자 4명은 『인류 평화를 위해 훌륭한 업적을 남긴 교황님과 같은 폴란드인이라는 점에서 자랑스러움을 느낀다』면서 『지금이라도 고국에 가서 기도를 하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명동성당을 찾았다』고 밝혔다.

정대주교 “좋은 목자 탄생위해 기도”

○…정진석 대주교는 교황 선종 후 본지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에 신자 입장에서 애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마치 가정에서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은 것처럼 슬픔을 느낀다』고 전했다.

덧붙여 정대주교는 『생전에 성인처럼 사셨던 교황 성하의 모습을 생각할 때 하느님 품에 평안히 안기셨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을 새 교황님을 위해서도 열심히 기도할 것』을 요청한 정대주교는 『교황 선출을 앞두고 있는 입장에서 투표에 참여할 추기경단을 기억하고 장차 새 교황님께서도 세계 평화와 인류 사회 및 복지를 위해 일하실 것을 기대한다』며 『좋은 목자의 탄생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서울대교구는 3일 낮 12시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듣고 몰려든 신자와 조문객 등 1500여명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명동대성당에서 정진석 대주교 주례로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정대주교는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평화의 사도로서 사명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특히 공산세계에 평화를 이룩하는데 그 누구보다 큰 공헌을 한 것은 세계인 모두가 인정한다』고 회고하고 『누구보다 우리 민족이 겪는 분단의 아픔을 잘 알기에 그 고통을 위로하고 우리 민족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셨다』며 교황이 한국교회와 신자들에게 보여준 기대와 십자가를 되새기게 했다.

○…김수환 추기경과 최창무 대주교, 장익 주교, 조규만 신부 등은 3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 후 곧바로 명동성당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추모기도를 바쳤다. 또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 손병두 회장과 이관진 류덕희 고문,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 오덕주 회장, 서울세나뚜스 팽종섭 단장 등 기관단체장들도 합동 조문하는 등 이날 하루에만 2만명이 넘는 조문객들이 찾아 「인류의 화합을 위해 온 순례자」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명동성당 분향소에는 일반신자들 외에도 김원기 국회의장, 열린우리당 문희상(바오로) 의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박근혜(율리아나) 대표, 민주당 한화갑(토마스 아퀴나스) 대표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찾아 평화의 도구로 살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교황의 그림자를 돌아보게 했다.

각 성당에 현수막 내걸어

○…대구대교구는 3일 오전 11시 주교좌 계산성당에서 최영수 주교 주례로 추모미사를 봉헌하는 한편, 성당 내 분향소를 마련해 조문을 받았다. 특히 교구 내 각 본당들은 「주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란 내용의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어 주님의 품으로 돌아간 교황의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간구했다. 또한 각 본당들은 6일 공식 추모미사를 봉헌했으며, 7일 오전 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주례,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공식 위령미사를 거행했다.

○…광주대교구 100여개 성당에서는 3일 새벽 선종 소식이 전해지자 이를 애도하는 기도와 미사가 이어졌다. 주교좌 임동성당에서는 매일 3차례 교황을 위한 추모미사를 봉헌했으며, 2층 소성당에 분향소가 마련돼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신자들의 위령기도와 일반인들의 조문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한 광주 외 지역은 나주성당을 비롯한 4개 지구좌 성당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추모미사와 연도를 봉헌하는 등 교황의 선종을 애도했다.

홈페이지에 교황 속보 전해

○…수원교구는 3일 오후 3시 주교좌 정자동성당에서 봉헌된 추모미사를 시작으로 5일까지 본당별로 돌아가며 미사와 연도를 봉헌했으며, 5일에는 교구 전체 사제단과 교구민들이 함께 합동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이에 앞서 2일에는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신 교황님께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처럼 굳건히 일어서실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내고 모든 신자들의 기도를 당부했다. 특히 홈페이지(www.casuwon.or.kr)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특집 배너를 달아 신자들이 교황에 대한 속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해 눈길을 끌었다.

“밤새 쾌유 빌었는데 끝내 가시다니…”

○…전국이 추모 물결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부산교구 내 각 성당에도 신자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교구는 3일 주교좌 남천성당에서 교구장 정명조 주교 주례로 추도미사를 봉헌했으며, 6일에는 교구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교구 공식 추도미사를 봉헌했다. 신자들은 분향소가 마련된 남천성당과 울산 월평성당을 찾아 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연도 행렬을 이어갔다.

박순경(모니카.남천본당) 할머니는 『밤새 쾌유를 빌었는데 끝내 돌아가셨다』며 『아직도 살아계신 것만 같고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며 2시간 동안 연도를 바치고 돌아가기도 했다.

○…의정부교구는 3일부터 교구청 소성당에 분향소를 마련해 교황을 추모하는 신자들의 마음을 모으는 한편 교황을 위한 9일 기도를 봉헌했다. 이어 4일에는 주교좌 의정부성당에서 교구 사제들이 함께 한 가운데 합동 추모미사를 거행했다.

“영원한 안식을…” 기도·추모미사 이어져

불교 등 타종교 지도자도 참배

○…대전교구는 3일 오후 긴급 참사회의를 열어 교구 차원의 대책을 숙의했으며 대흥동 주교좌성당에 분향소를 설치해 신자들의 조문을 받았다. 이어 4일 대흥동성당에서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공식 추모미사를 봉헌하는 한편 교황을 위한 9일 기도를 바쳤다.

4일 심대평(임마누엘) 충남도지사가 도청 신자공무원 모임인 「솔뫼회」 회원 10여명과 분향소를 방문, 조문했다. 이날 오후엔 염홍철 대전시장과 김성기(유스티노) 중구청장 등 자치단체장들이 잇따라 조문했다. 또 동학사 승가대학 명선 스님과 갑사 주지 장곡 스님 등 지역 불교계 인사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명선 스님은 『교황님이 남긴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는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며 교황의 선종이 종교를 뛰어넘어 온 인류의 슬픔임을 강조했다.

○…청주교구는 3일 오전 10시30분 내덕동 주교좌성당에서 총대리 장인산 신부 주례로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오후 4시부터 이튿날 밤 10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각 지구별 추모미사와 위령기도를 바쳤다. 또 5일 내덕동성당에서 장봉훈 주교와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공식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장주교는 이날 미사 강론을 통해 『교황께서 말씀하신 행복과 평화는 용서와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사랑과 용서를 통해 행복한 가정과 세상을 만드는 삶을 살자』고 말했다.

○…제주교구는 주교좌 중앙성당에 분향소를 차려 신자들이 추모 기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4일부터 7일까지 일곱 차례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또 7일 삼위일체대성당에서 강우일 주교 주례로 교구 공식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인천교구도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주교좌 답동성당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성직·수도자를 비롯해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았다. 또한 선종 당일인 3일에는 교구장 최기산 주교 주례로 추모미사를 봉헌했으며 4일에는 최기산 주교와 교구 사제단 공동으로, 5일에는 최기산 주교 주례로 답동성당에서 각각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원주교구가 주교좌 원동성당에 마련한 분향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추모객들이 모여들어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교구는 4일 주교좌 원동성당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춘천교구는 4월 4~7일 주교좌 죽림동성당에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을 받고 8일에는 교구 사제들이 공동집전하는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이에 앞서 춘천교구는 3일 공식 성명서를 발표해 『교황께서는 두 차례나 방한했을 정도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사랑과 인연이 각별하다』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고 선종하신 교황 성하를 위한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주교구는 주교좌 중앙성당에 분향소를 마련해 추모객들을 받는 한편 5일 교구장 이병호 주례로 교구 공식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매 시간마다 추모미사 봉헌

○…마산교구는 교구청 1층 강당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을 받았다. 또 교구 내 각 본당의 매일미사를 교황을 위한 위령미사로 봉헌한 마산교구는 3일부터 5일까지를 위령기도 기간으로 정하고 매 시간마다 교구청 강당 분향소에서 각 본당별로 추모미사와 위령기도를 바쳤다. 또한 8일에는 진주지구 등 교구 내 4개 지구별로 교황을 위한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한편 교구장 안명옥 주교는 4일 교구청에서 사제단과 함께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안동교구는 3일 주교좌 목성동성당에서 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권주교는 이날 미사강론에서 『고통 중에 기도하시고, 아픔 중에서도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지시고 헌신하시면서 인류를 위해 일하신 교황님의 위대함을 생각한다』면서 『마지막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시오」라는 아름다운 말씀을 남기신 것처럼 우리도 마지막에 이러한 말을 남길 수 있도록 잘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교좌 목성동성당에 공식분향소를 설치,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며 8일까지 연도를 바쳤다. 또한 6일 교구 내 각 본당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했으며, 8일 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교구 차원의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군종교구는 주교좌 국군중앙성당 교육관과 삼위일체성당에 분향소를 마련해 군영에서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는 이들의 마음을 모아내는 한편 5일 국군중앙성당에서 이기헌 주교와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교구 공식 추도미사를 봉헌했다. 또 각 본당들은 「선종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새로운 교황선출을 위한 기도문」과 연도 등을 바치며 평화의 사도를 떠나보내는 애틋한 정을 드러냈다.

○…서울 종로구 궁정동에 위치한 주한 교황대사관은 7, 8일 이틀 동안 분향소를 설치해 주한 외교사절과 정부 인사들의 조문을 받았다. 그러나 분향소가 공식 설치되기 전인 3일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찾아 높은 애도의 열기를 엿보게 했다.

네티즌도 추모 물결

○…교회 내 언론은 물론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위성방송사 등 각종 언론들도 머릿기사와 특보로 교황의 선종 소식을 다루는 한편 추모 특집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해 세계의 목자가 인류에 남긴 희망과 평화, 생명의 메시지를 되새기게 했다.

○…네티즌들도 주교회의 등 교회기관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 추모의 글을 남기며 교황의 선종을 안타까워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를 비롯한 각 교구 자유게시판에는 교황 선종 이후부터 네티즌들의 추모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 어린 시절과 방한 당시 교황 사진 등을 편집해 올리며 생전 모습을 회상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교황의 사진을 담은 미니홈피에도 네티즌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교황의 사진은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의 네티즌들이 내려 받고 있을 정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서거를 추모하며」, 「교황님 편히 잠드소서, 늘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등 교황의 선종 소식과 사진을 담은 미니홈피도 등장했다.

비신자들도 “교황 선종 안타까워”

가톨릭신자가 아닌 네티즌들도 교황의 선종을 안타까워하며 글을 남기고 있다. 다음은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글들.

「가슴에 큰 무언가가 있는 듯합니다. 신자는 아니지만 명복을 빌며 마지막 남기신 행복하라는 말씀, 실천하는 삶이 되도록 하겠습니다」(yjl3112).

「저도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교황의 서거 앞에 눈물이 납니다. 누구보다도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분이기에 그의 죽음 앞에서 눈물이 납니다」(duki08).

한편 이해인 수녀는 3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을 애도하는 추모시를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흐르는 눈물조차 행복한 기도가 되게- 故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 제목의 시에서 이수녀는 「당신의 유언처럼 우리도 행복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아름다운 기도로 봉헌합니다… 「행복해라, 행복해라」 웃으며 다시 말씀하여 주십시오」라며 교황의 선종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