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대구 소화본당 ‘인라인 동호회’

박경희 기자
입력일 2005-04-03 수정일 200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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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결성된 ‘소화 인라인 동호회’는 현재 본당 주임 이성구 신부를 비롯한 20여명의 회원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통해 친교를 다지고 있다.
“부부 함께 달리며 사랑 다져요”

ME 부부 중심…영화감상 등 문화생활도

함께 하는 기쁨속에 가정성화·선교에 앞장

따사로운 봄햇살 아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인라이너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바람을 가르며 질주한다.

3월 20일 대구 두류공원 스케이트장, 수많은 인라이너들 가운데 하얀색 티셔츠를 똑같이 맞춰 입고 스케이트장을 누비는 이들이 눈에 띤다. 그 주인공인 대구 소화본당(주임=이성구 신부) 인라인 동호회 회원들을 만났다.

「소화 인라인 동호회」(회장=백수흠, 베드로)는 지난해 6월 결성됐다. 현재 본당 주임 이성구 신부를 비롯한 20여명의 회원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있다.

동호회원들은 40대 후반에서 60대까지 장년층으로 이뤄져 있다. 인라인을 타며 젊게 살기 때문일까? 「화이팅」을 외치며 시원스레 달리는 이들에게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원들은 지난 여름부터 퇴근 후 매일 저녁 두류공원에 모여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 물론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이들에게 시작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넘어지면 서로 일으켜주고, 함께 걸음마부터 배우며 차근차근 배웠다.

『처음에는 스케이트를 신고 나설 엄두가 나질 않아 이불을 깔아놓고 그 위에서 걷는 연습부터 했어요』

열정으로 하나돼 그간 연습하며 흘린 땀만큼 이제는 바람을 가르며 쌩쌩 달릴 정도로 다들 실력파들이다.

이 모임의 특징은 부부가 함께 운동을 한다는 것. 게다가 모두가 본당 ME 활동을 하는 부부들이라는 사실이다.

처음 ME를 다녀온 이들이 다른 부부들에게도 권유, 현재 8쌍의 부부가 ME를 다녀와 가정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최윤분(다미아노, 59)-김남선(글라라, 58)씨 부부는 『무엇보다 함께 운동을 할 수 있어 좋다』면서 『같은 취미생활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지고, 저녁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어 부부간 대화가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소화 인라인 동호회는 한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고, 운동 뿐 아니라 함께 영화도 보면서 문화생활도 즐긴다. 회원들은 「함께 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회원들의 중심에는 든든한 버팀목이 자리한다. 바로 본당 주임 이성구 신부. 프랑스 유학시절부터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겨탔던 이신부는 신자들과 운동하고 또 삶과 신앙의 이야기를 나누며 긍정적인 면들을 발견한다고 한다.

이신부는 『냉담했던 이들이 동호회를 통해 다시 성당을 찾게 되고, 또 예비신자 교리반에 나오는 이들도 있다』면서 『신앙과 건강을 지키고, 이웃간 사랑을 나누며 선교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나란히 줄지어 달리는 소화 인라인 동호회원들의 모습에서 「함께」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