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중증 재생 불량성 빈혈 김민주 어린이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5-01-30 수정일 200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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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양의 어머니 구유미씨가 울고 있는 민주를 달래고 있다.
“아이는 아파하는데… 기도밖에 할 수 없어”

『유난히 숱이 많은 아이였는데 삭발한 걸 보니 다른 아이 같아요. 저 어린 것 불쌍해서…』

가톨릭대 성모병원 11층 백혈병 병동. 생후 16개월된 민주가 다시 울음을 터트리자 엄마 구유미(가타리나?38?청주교구 개신동본당)씨가 아이를 달래며 말문을 잇지 못한다.

민주는 골수이식을 받기 위해 가슴에 호스를 연결했다. 호스가 나약한 민주의 몸에 비해 너무나 커 보인다. 통증으로 연신 고통스러워하는 민주를 달래면서도 구씨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한스러워 눈물을 글썽인다.

지난 해 8월. 감기 증세를 보여 데려간 병원에서 민주는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판정을 받았다. 몸 안에 조혈모세포의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이 병은 보통 성인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민주처럼 유아에게는 매우 드물게 발병한다.

남들보다 늦게 결혼했고 아이도 늦게 얻었지만 하느님의 선물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던 민주의 부모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은 백혈병과 마찬가지로 환자와 일치하는 골수를 이식 받아야만 완치될 수 있다. 다행히도 민주는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을 바로 찾아 1월 20일 이식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불어나기만 하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민주 부모의 속은 검게 타 들어간다. 민주 아빠 김경관씨는 교정(矯正) 업무를 담당하는 교도관이다. 민주 엄마도 휴직상태이긴 하지만 교도관으로 일했다. 하지만 한 달에 수백여 만원씩 늘어가는 치료비와 골수이식에 들어갈 4000 여만원의 수술비는 감당하기 벅차다. 늦게 얻은 교도관 자리여서 모아둔 돈도 변변한 집 한 채도 없는 형편. 치료비에 사용하느라 빚도 천 여만원 넘게 늘었고 수술 후에는 부담이 더욱 커질게 뻔하다.

이렇게 어려운 형편임에도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도움을 청해도 번번히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 구씨가 활동하고 있는 천주교 교도관 성심회에서 관심을 갖고 기도해주며 민주의 완치를 마음으로 돕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구씨는 『일치하는 골수를 찾지 못해 힘겨워하는 다른 부모들에 비하면 저는 정말 하느님의 은총을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저렇게 아파하는 아이를 위해 그저 묵주기도만 바치는 나를 보면 정말 부끄러운 마음만 든다』고 말했다.

※도움주실 분 = 우리은행 454-005324-13-044 (재)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가톨릭신문사와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백혈병과 백혈병과 유사한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사연을 찾습니다. 전해주신 사연은 본부의 심의를 거쳐 본지에 보도되며, 독자들이 모아주신 성금은 사연의 주인공과 다른 백혈병 어린이들의 치료와 재활에 사용됩니다. 성체성사의 해를 맞아 생명나눔 캠페인으로 연중 진행되는 「백혈병 어린이를 도웁시다」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문의=(02)3789-3488, (02)727-2270∼1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기사입력일 : 2005-01-16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