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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빛을] 200주년 사목회의를 재조명한다 (26)특수사목 의안 (3) 기타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4-12-05 수정일 2004-12-05 발행일 2004-12-05 제 2426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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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사목 호스피스운동·가정간호사업 활발
관광사목 - 주5일근무제 도입으로 활성화 시급
군사목 - 지역 교회와의 연계·인적교류 강조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도 커져 교회 운영 병원을 중심으로 전문 호스피스 병동을 두고 임종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사목회의 의안 아홉 번째 「특수사목Ⅱ」 의안에서는 관광·해양·교포사목의 현황과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병원사목과 군사목은 정식 총회 안건으로 다루지 못하고 총회 이후 첨부한 부록으로 간략히 언급하고 있다. 교포사목의 경우 의안에서는 물론 부록에서 다시 한번 언급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는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 산하에 관광·해양·해외교포·국내외국인사목부를 두고 전방위적인 사목 협조에 나서고 있다. 병원사목 또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며 최근에는 일반병원 사목에도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군사목은 사목회의 후 교구가 설정되는 등 의안에서 제시한 활동방향들이 눈에 띄게 실천된 분야로 꼽을 수 있다.

= 관광사목

「관광」은 시대 발전과 변화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생활양식의 하나다. 특히 최근 들어서 관광은 특정대상이나 특정기간에 국한되지 않고 전 가정의 필수적인 연중행사로 「일상화」되는 추세다. 내용도 자연을 찾아 단순히 쉬거나 즐기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종교·문화체험의 기회로 확산되고 있어 전 교회 차원의 적극적인 대안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의안에서는 관광사목의 활동을 ▲모든 사람들에게 관광의 인간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가치를 인식시키고 선도하는 것 ▲관광을 건전하고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준비시킴 ▲관광객들과 관광업자들 및 그 종업원들에 대한 종교적인 봉사와 영신적 협조 ▲관광을 위한 평신도사도직활동 지도 등이라고 설명한다. 관광사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수도자와 평신도들의 협력은 물론 각 교구와 본당들의 긴밀한 유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 관광사목은 피서지 인근 본당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주5일 근무제와 수업제 등으로 프로그램 다양화도 적극 요구되고 있지만 실제 관광지가 집중돼 있는 교구의 경우 관광사목을 집중 지원할만한 인력과 재정이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관광사목 활성화를 위해 전국 각 본당이 연계되는 초본당, 초교구적 관광사목 프로그램 개발과 네트워크 운영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의안에서도 『전국 주교회의는 성청이 제정하는 규범과 우리나라의 지역적 환경에 따라 적합한 관광사목의 조직을 설치하고 수단을 강구해야할 공동책임을 짊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지역 관광사업 등과 연계하거나 도시-농촌본당 간 자매결연을 통한 관광사목 지원 등이 모범사례의 하나로 제시돼 고무적이다.

= 해양사목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지리적 여건 등으로 해양사목의 중요성이 오래전부터 부각돼왔다. 총3장으로 구성된 해양사목 의안은 실제 사목사례를 예로 들어 사목자의 역할과 자세 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우리 시대 교회 안에서 가장 초교파적인 사목들 가운데 하나인 해양사목을 위해 전담 사제, 수녀, 평신도 파견을 적극 제안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타종교에 비해 비교적 뒤늦은 20세기 중반에 들어서야 해양사목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인식했다. 한국 교회에서는 1979년 8월 부산교구에서 해양사목(바다의 별) 전속사제를 처음 임명하면서 시작됐다.

의안에서는 보통 「항구 사목 전속사제」라고 불리는 사목자의 역할을 선상에서의 모든 신앙생활은 물론 지역 병원에 입원한 선원의 병자방문, 배 축복, 죽은 선원들의 연령을 위한 기도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해양사목센터 혹은 클럽은 전속사제의 활동 발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본당신부가 성당을 통해 효율적인 사목활동을 펼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선원 전용 기도서와 교리서, 선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잡지, 방송, 비디오와 카세트테이프 등을 다양한 언어로 제작하는 것도 권고사항의 하나다. 또 항구도시 내 성지와 종교적 명소 등에 대한 홍보에도 힘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부산과 인천교구 등 항구도시를 포함하고 있는 교구에서는 해양사목협의회와 항만사도회 등이 구성돼 활동하고 있지만 여타 사목과 비교해볼 때 해양인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와 인식은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 교포사목

교포사목에 관해서는 의안에서 뿐 아니라 회의 이후 첨부된 부록을 통해서도 그 문제점과 대안을 재차 밝히고 있다.

의안에서는 우선 교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물질적 경제적 어려움과 그에 따른 불안감, 문화적 열등감, 전통적 고유문화와의 갈등, 사회적 주변성에서 오는 소외감과 고독감 및 인종적 차별 대우 등을 제시하고 있다. 파벌이 조성돼 갈등을 일으키는 공동체의 상황 등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한인교회의 주요 임무로는 ▲성사집행과 복음선포를 중심으로 한 한국문화의 보존 ▲한인 자아 발견의 지도 ▲한인들의 문화적 정신적 적응을 도와주는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미주 한인교회를 대표적인 사례로 분석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사목자에 관해서도 고국과 이주자의 두 문화와 두 사고방식 사이에서 다원화된 사목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의안에서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 대한 배려는 언급하고 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국내로 이주하는 외국인들은 크게 늘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한국교회는 국내외국인 사목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목영역도 확대돼왔다. 특히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교구 경계를 뛰어넘고 타종교와도 협력하는 열린 사목의 자세도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사목을 위한 네트워크 모임을 열고 교회 차원의 대안모색에 힘쓰고 있다. 또 국내 이주민들을 위한 정보교환 등을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사목적 연대를 위한 노력도 더하고 있다.

= 병원사목

병원사목과 군사목에 관해서는 부록으로 비교적 간단히 언급하고 있다.

병원사목의 근거로는 『그리스도교적 사랑은 병고에 신음하는 사람 등을 찾아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적절한 도움을 제공해야한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평신도 교령 8항) 등을 들 수 있다. 실천방법으로는 ▲개별방문 상담 ▲환자가 병원환경에 적응하도록 협조 ▲환자에게 관심과 배려 ▲병원 안에서 종교 의식이 가능함을 알게 해준다 등이 제시됐다.

의안은 특히 병원사목의 당면과제로 임상사목교육과 호스피스운동의 활성화를 꼽고 있다. 원목자 발굴과 양성, 봉사자들의 전문성 확보 등은 병원사목의 관건으로 오랫동안 강조돼왔다. 최근에는 일반병원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원목활동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내년부터 원목 전문봉사자 양성을 위한 전문교육과정을 실시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도 커져 교회 운영 병원을 중심으로 전문 호스피스 병동을 두고 임종환자들을 위한 배려를 극대화하고 있다.

아울러 병원 내 사목에만 머물지 않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직접 찾아나서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가정간호사업」도 눈길을 끈다. 가정간호는 각 본당과 전문병원을 연계해 가정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한 간접선교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더욱 폭넓은 병원사목을 위해서는 종교를 뛰어넘어 협력하는 원목활동이 필수적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군사목

여러 특수사목 중 군사목은 사목회의 이후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분야로 꼽을 수 있다.

한국교회는 6·25전쟁의 아픔에 동참하고자 1951년 군종제도를 실시한 이후 현재까지 활발한 군사목을 펼쳐오고 있다. 휴전 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군사목은 여전히 그 비중과 중요성이 부각된다. 특히 주요 사목대상이 청년들이고, 군이 연간 수만명이 세례를 받는 「선교의 황금어장」이라는 사실을 비추어볼 때 군사목의 활성화는 우리 교회 미래와도 직결된다.

군은 제도와 계급, 직책에 의해 다스려지는 유기적 조직이고 군사목은 군의 제반 법규정과 통제 안에서 이뤄지는 특수한 여건을 갖고 있다. 또 주기적으로 보직에 따라 이동하며, 자의보다는 타의로 고향과 가정을 떠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안은 이러한 군사목의 배경을 짚어보고, 군사목의 효율적인 방안으로 ▲군사목자의 인원확보 ▲군종후보생 제도 부활 ▲장기근무자 확보 ▲군사목과 교구사목과의 업무 협조 및 분담 ▲군종사목구 설정 등을 제안하고 있다.

그중 군종교구 설립은 사목회의 후인 지난 89년에 이뤄져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사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많은 발전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군사목은 전 신자가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보다는 군종교구 관계자들이나 몇몇 뜻있는 후원인들에게 맡겨진 듯한 한계가 남아 있다. 최근 교회는 군사목의 효율적인 활동 방안으로 지역교회 본당사목과의 적극적인 연계와 각 본당별 군종후원회 결성과 활동, 다양한 인적교류 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역교회와의 연계는 군에서 배출되는 신자들의 재교육과 신앙생활 지원을 위해 필수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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