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우리본당 이런모임] 대전교구 천안 오룡동본당 ‘바울풍물패’

전대섭 기자
입력일 2004-12-05 수정일 2004-12-05 발행일 2004-12-05 제 2426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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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락 두드리며 ‘활력 충천’
매년 본당의 날 거리공연…간접선교 한몫
전통도 보존하고 화합도 다져 “일석이조”
풍물패 단원들과 백성수 주임신부(맨 뒷줄 중앙)와 정중현 사목회장 등이 연습에 앞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봄기운이 완연한 매년 4월 19일, 천안시청과 중앙시장, 천안역 일대는 때아닌 공연을 보려는 이들로 소란(?)스럽다. 5년째 계속되고 있는 「바울풍물패」의 길거리 공연때문이다. 바울풍물패의 길거리 공연은 이제 이곳 주민들에겐 제법 알려진 볼거리로 자리잡았다.

『해마다 계속되는 이날 공연은 본당공동체의 축제이자 지역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자립니다. 물론 천주교회를 알리는 간접 선교 효과도 있지요』

천안오룡동본당(주임=백성수 신부) 「본당의 날」 행사가 있는 이날, 바울풍물패(회장=한상열) 단원들은 「천주교를 알립니다」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한바탕 신나게 거리공연을 펼친다. 본당 신자들도 가세한다. 천주교를 알리는 피켓을 들고 풍물패 앞뒤에서 덩달아 어깨를 들썩이며 거리를 누빈다.

바울풍물패가 창단된 것은 지난 99년 6월. 『우리의 전통문화를 살리자』는 전임 김병재 본당신부(현 월평동본당 주임)의 뜻과 관심있는 신자들의 호응이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장구채 한번 잡아보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 게다가 50~60대 회원들로선 가락을 따라가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맘처럼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는 한상열(요셉) 회장은 『그래서 그런지 아직 실력은 내놓을만 한게 못된다』며 엄살(?)을 떤다. 바울풍물패로선 2003년 5월, 광주에서 열린 레지오 마리애 도입 5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돼 공연한 것이 큰 자랑이자 추억이다. 대전교구 대표로 참석해 5만명 관중 앞에서 풍물놀이를 선보였던 그때 기억은 언제 생각해도 감격스럽다. 단원들이 각오를 새롭게 하고 일체감을 다지는 기회가 됐음은 물론이다.

본당 신자 회갑연, 타 본당 바자, 지구 연합 체육대회, 대전교구 농민회 행사 등 바울풍물패의 활동 모습도 꽤나 다양하다. 지난 11월 7일 대전에서 열린 가톨릭농민회 전국 행사에도 초청돼 한바탕 장단을 선보였다.

개인적인 관심과 호기심에서 시작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풍물패 활동과 더불어 게으름과 타성에 젖었던 생활을 털어내고 신앙생활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된다고 단원들은 입을 모은다.

총무 조송자(베로니카)씨는 『매주 연습이 있는 목요일엔 평일미사에 거의 빠짐없이 참례한다』면서 『좋아서 시작했지만 신앙생활에도 변화와 열심을 더하는 기회도 된다』고 말했다.

처음 「짐꾼」으로 참여했다가 이젠 「대장」으로 불리며 든든한 후원자가 된 정중현(바오로) 본당 회장은 『고유문화를 유지 계승한다는 자부심도 갖고 공동체의 화합에도 기여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자랑한다.

시각장애인이자 지체장애인이면서 풍물패에 누구 보다 열심인 고성덕(프란치스코)씨의 모습도 회원들의 열성을 일깨우는 자극제가 된다. 공연때도 고씨의 모습에 감동한 관객들은 더욱 뜨거운 박수와 호응을 보내기도 한다.

백성수 본당 신부는 『회원들이 대부분 신앙생활이나 다른 단체 활동에도 열심한 이들이어서 보기에도 좋고 바람직한 모습』이라면서 『더 많은 신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울풍물패의 바람 한가지. 바로 「젊은 피 수혈」이 그것. 『젊은이들과 함께 어우러진다면 풍물패가 더 활기 넘치고 보기에도 좋지 않겠어요?』

『실력이요. 보시다시피 보잘 것 없어요. 그런데도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하고 하나가 되게 하는 힘, 그것은 신앙으로 하나가 된 바로 그 힘이 아닐까요?』

전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