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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얼마나 아십니까? (46) 전례언어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입력일 2004-11-21 수정일 2004-11-21 발행일 2004-11-21 제 2424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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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는 기도할 때 크고 또렷하게 발음하며
기도 성격과 형식에 알맞은 소리로 바쳐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의 전례 헌장에서는 전례의 본질을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전례 안에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며 그리스도께서 여전히 복음을 선포하고 계시며, 백성은 하느님께 때론 노래로 때론 기도로 응답한다』(33항)

이 가르침에 따르면 전례란 하느님의 말씀과 인간의 화답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대화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대화에서는 언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점에 있어서는 전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전례상의 언어는 하느님 말씀인 성서 봉독과 전례 집회를 구성하는 사제, 봉사자, 교우들의 기도, 대화, 훈화 등 공동체의 말로 이루어진다.

주례의 말

주례의 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그가 전례 집전자와 주관자로서 바치는 기도이다. 이 기도는 주례 기도와 사적 기도로 나뉜다. 주례 기도는 전례를 집전하는 사제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교회와 공동체 전체의 이름으로 바치는 공적 기도이다. 미사 때의 주례 기도는 감사기도를 비롯하여 본기도, 예물기도, 영성체 후 기도이다. 이런 기도를 바칠 때 사제는 그리스도의 인격을 대변하는 사제로서, 집회를 이룬 공동체의 대표자로서 누구든지 알아듣기 쉽게 크고 또렷하게 발음해야 하며, 기도 성격과 형식에 알맞은 소리로 바쳐야 한다.

주례의 사적 기도는 주례가 자신의 봉사 직무를 더욱 잘 수행하기 위하여 개별적으로 바치는 기도로서 언제나 조용히 침묵 중에 바친다.

미사 때의 사적 기도는 복음 봉독 전에 제대 앞에 허리를 굽히고 바치는 복음 봉독 준비 기도(『전능하신 하느님, 제 마음과 입을 깨끗하게 하시어 합당하게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게 하소서』), 복음 봉독 후에 바치는 기도(『이 복음의 말씀으로 저희 죄를 씻어 주소서』), 예물 준비 기도를 바친 후 제대에 허리를 굽히고 바치는 기도(『주 하느님, 진심으로 뉘우치는 저희를 굽어보시어, 오늘 저희가 바치는 이 제사를 너그러이 받아들이소서』), 손 씻을 때의 기도(『주님, 제 허물을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없애 주소서』), 성체를 나누어 성혈에 넣으면서 바치는 기도 (『여기 하나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이를 받아 모시는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이 되게 하소서』), 주례가 영성체 직전에 바치는 영성체 준비 기도(『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에 제게 심판과 책벌이 되지 않게 하시고, 제 영혼과 육신을 자비로이 낫게 하시며 지켜 주소서』),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실 때의 기도(『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저를 지켜 주시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성작과 성반을 닦을 때의 기도(『주님, 저희가 모신 성체를 깨끗한 마음으로 받들게 하시고, 현세의 이 선물이 영원한 생명의 약이 되게 하소서』)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주례는 집회의 주관자로서 지정된 부분에서 공동체가 올바른 준비를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인사, 대화, 권고, 훈화, 해설 등의 말을 하거나 예식을 시작하고 마감하는 말을 한다. 이 말들은 성격상 주례의 자율 부분에 속하기 때문에 미사 전례서에 있는 경문을 사용해도 좋지만 공동체의 실정에 맞게 자유로이 말하는 것이 좋다.

신자 공동체의 말

신자들은 사제의 기도나 인사에 환호, 기도, 노래 등으로 응답하거나, 사제와 함께 또는 독자적으로 예식을 동반하는 기도를 바치거나 노래를 부른다. 이런 것들은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를 드러내고 증진시키기 때문에 모든 신자들은 전례가 진정 공동체 전체의 행사가 되도록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뚜렷이 표현해야 한다.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