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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주간특집] 성서는?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5-01-16 수정일 2005-01-16 발행일 2004-11-21 제 2424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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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말씀 담은 영혼 구원의 양식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은 단연 성서이다. 기네스협회는 1815년 이래 전세계에서 성서는 모두 25억권이 팔려 최고의 베스트셀러임을 확인해주고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 5권이 1억부 이상이 팔렸고, 마오쩌둥의 저서 「Little Red Book」는 9억권이 발행됐지만, 판매 외에 다량이 무료 배포됐기 때문에 기록의 가치가 덜하다. 또 성서는 총 2233개 언어와 방언으로 번역돼, 지구촌 모든 언어로 번역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최고의 베스트셀러, 종교적 영감의 샘

성서는 경전으로서 지니는 거룩하고 심오한 주제와 내용으로서 뿐만 아니라, 다이나믹한 스토리와 무궁무진한 캐릭터들로 인해 영화나 연극, 수많은 문학 작품과 음악, 미술 작품들에 풍요로운 영감을 제공해왔다. 성서는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인간의 영혼 깊은 곳을 울려주는 마르지 않는 샘이다. 하지만 종종 현대인들은 성서를 그저 삶의 지혜가 담긴 훌륭한 책으로만 생각하기도 한다. 코란이나 베다 같은 다른 종교의 경전들처럼, 가톨릭이라는 거대 종교의 경전일 뿐이며, 이스라엘의 역사서, 그리스 신화처럼 신화나 전설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인간이 쓴 하느님의 책

성서는 무엇인가? 성서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성서를 바르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인간이 적었으되, 하느님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전해지는 하느님 말씀』으로서 성서에 기록되지 않은 계시진리로서 「성전」(聖傳)과 함께 성서를 계시된 교의의 원천이며 신앙의 원리를 가르치는 원천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성서와 성전을 통해 신앙을 이어받은 교회는 성서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정의하며, 성서들의 「정경」(canon)을 결정한다.

「성서」(Bible)라는 단어는 파피루스의 내피를 뜻하는 「비블로스」에서 유래, 「책들」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하느님이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과 맺은 계약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한 계약에 대해 전해주는 책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주로 히브리어 그리고 일부가 아람어로 쓰여진 구약성서와 희랍어로 쓰여진 신약성서들은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통해 「정경」으로 인정받는 일련의 역사적 과정을 거친다. 정경으로 인정된 성서는 구약성서 46권, 신약성서 27권 등 총 73권이다.

호세아 주석서의 사본 조각.

계약과 구원의 역사

구약과 신약의 구분은 인간 구원의 역사가 그리스도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눠지는데서 비롯한다. 이스라엘 민족과 친교를 이루시고 온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준비한 하느님 섭리의 역사가 구약이다. 하느님의 선택과 구원, 그리고 그 백성과 맺은 관계가 바로 구약의 핵심 주제이다.

신약은 하느님 당신이 정한 때가 이르러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시어 그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류와 새로운 계약을 맺음으로써 구원 계획을 완성하신 역사이다. 이 새로운 계약이 「새 계약」, 곧 「신약」이다.

성서는 바로 이러한 하느님의 구원의 역사를 담은 책이며, 따라서 구세사를 인간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와 문자로 기록한 하느님의 책, 교회의 책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 구원과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의 약속을 담은 계약의 책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성서를 통해 우리에 대한 하느님 사랑을 깨닫고, 그 구원의 약속을 확인하고 믿으며, 영원한 생명을 향한 희망을 간직하고 키워나가게 된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