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미사 얼마나 아십니까? (45) 전례공간 (5)

입력일 2004-11-14 수정일 2004-11-14 발행일 2004-11-14 제 2423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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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벽쪽에 이미 큰 십자가 있으면
제대에 별도로 또 놓을 필요는 없어
성가대석

성가대는 공동체의 일원이며 특수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이 잘 드러나는 장소에 마련해야 한다. 또 전례 봉사를 쉽게 하고 모든 성가대원이 편리하게 성체를 영하며 미사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곳이라야 한다. 특히 회중이 그 노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위치라야 하므로,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회중을 향해 있고 가능하면 보여야 한다. 그리고 지휘자는 성가대원과 회중 모두에게 보여야 한다. 그러므로 성당 이층에 마련하는 것보다 회중의 성가에 잘 봉사할 수 있는 제대 가까이에 그 위치를 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그렇게 되면 지휘자는 성가대원 만이 아니라 회중 전체를 이끌어 한 목소리의 찬미를 드릴 수 있는 것이다.

십자가

제대 위에나 그 주위에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모습이 있는 십자가를 모인 백성이 잘 바라볼 수 있도록 놓아둔다. 벽쪽에 이미 큰 십자가가 있으면 제대에 별도의 십자가를 놓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십자가는 전례를 거행하지 않을 때도 제대 가까이에 두도록 한다.

성수대

성수를 찍는 것은 성당에 들어가기에 앞서 세례를 기억하며 하느님께 속하지 않은 모든 것, 생각과 원의, 탐욕과 근심, 미움, 호기심 등을 모두 떨쳐 버리고 깨끗하게 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성수대를 성당 안 쪽에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례대

우리를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구원한 세례성사를 기념하는 표징인 세례대의 중요성을 인식한 교회는 처음부터 별도의 세례당을 준비하였다. 원형이나 팔각형의 형태로 몇 계단 지면보다 낮게 만들어 이곳에서 세례를 집전함으로써 세례가 가지는 의미를 더 한층 풍부히 드러내고자 하였다. 팔각의 형태는 여드레 날에 부활하신 주님을 의미하고, 몇 계단 지면보다 낮게 만든 이유는 계단을 내려가며 악마, 권세, 영화를 포기하고, 올라가면서는 성부, 성자, 성령을 믿는다는 세례의 의미를 드러내 주기 위함이었다.

세례대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는 의미를 띠므로 물에 잠기는 것(죽음)과 물에서 나오는(부활) 두 움직임이 잘 드러나는 침수를 위한 세례대로 만들어지면 세례가 담고 있는 의미를 더 한층 드러내 줄 수 있다. 그러나 공간의 부족이나 사목적인 어려움 때문에 침수는 못한다 하더라도 세례대를 설치하여 그 곳에서 세례자의 머리 부분만이라도 물로 씻었으면 한다.

세례대의 위치에 있어 초기에는 세례대가 미사 봉헌을 위한 성당의 불가결한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성당 자체와는 따로 마련하였던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전 공동체가 참석하는 축제의 의미, 세례와 성체 성사의 필연적인 관계를 고려하여 성당 안에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하느님 말씀과 입문 예식의 절정인 성체성사와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명백히 드러낼 수 있도록 제대와 독서대를 고려하여 세례대를 배치하는 것이 좋다.

성화상

매우 오래된 교회의 전통에 따라 성당 안에 신자들의 공경을 위해 주님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및 성인들의 성화상을 모셔 두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그러나 성화상들은 성당 안에서 거행되는 신앙의 신비로 신자들을 이끌어 주도록 배치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성화상의 수가 무분별하게 많지 않아야 하고, 성화상들을 질서 있게 배치하여 미사나 전례에 참석하는 신자들에게 분심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성인들의 성화상을 제단 위에 모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같은 성인의 성화상을 하나 이상 모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