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미사 얼마나 아십니까? (44) 전례공간 (4)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입력일 2004-11-07 수정일 2004-11-07 발행일 2004-11-07 제 2422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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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성된 성체 보존은 임종에 처한 신자의 노자성체를 위한 준비로 생겨나
봉사자석

봉사자들을 위한 좌석은 주례석이나 성직자석과는 분명히 구분되면서 그들이 맡은 임무를 편리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마련한다. 따라서 복사들을 위한 자리는 주례사제 곁이나 쉽게 도울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하고 성서 봉독자들을 위한 자리는 독서대가 있는 쪽에 마련한다.

감실

감실은 병자나 다른 이를 위하여 성체를 늘 모셔두어 개인의 조배나 기도를 돕도록 한다. 미사 중에 축성된 성체를 보존하는 관습은 임종의 위험에 처한 신자가 하느님 곁으로 가는 도중의 양식 즉 노자성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준비로서 생겨났다. 초기에는 보통 주일에만 미사를 지냈기 때문이다.

보존되는 축성된 빵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존 자체이므로 자연히 그 앞에서 기도를 바치게 되고 미사를 지내지 않는 평일에도 성체를 그날의 양식으로 영하는 관습이 생기게 되었다. 성체를 보존하는 그릇과 장소는 여러 가지 변화의 과정을 거쳐 경당의 제단 중앙에 놓인 감실에 안치하게 되었다.

고대의 감실은 성당의 안쪽이나 제의실 벽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었고 비둘기 형태를 한 그릇에 넣어 제대 위 천장에 매달거나 성당 내부에 조그마한 탑을 만들어 그 안에 모시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성체 앞에서 기도하거나 묵상하는 관습과 함께 소성당이 생기게 되었다.

후대에 빵과 포도주 형태 안에 그리스도의 현존이 강조됨에 따라 성체께 대한 흠숭과 경배가 전례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감실은 점차 성당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소성당에서는 미사를 지내는 제대 위에 안치하는 곳이 늘어났다. 그 영향으로 감실은 미사를 지내는 중앙 제대에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지고 법규도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빵의 형태로 계시는 그리스도의 현존은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을 기념하는 결과로 생긴 것이고 전례를 거행하기 위해 직접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전례의 현장에서 감실이 처음부터 제단에 놓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감실을 중앙 제대 뒤편에 안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전례의 장만을 생각하는 경우에는 감실을 꼭 고려할 필요가 없으나 성체께 대한 개인적 경배나 묵상의 장을 갖기 위해서는 별도의 경당을 마련하고 그 중심에 감실을 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별도의 경당을 설치할 공간이 없는 경우는 성당 중앙 제대 뒤편에 감실을 안치하는 재래의 관습을 피하고, 제단 안에 가장 적절한 장소에 둔다.

고해소

고해소는 가능한 성당 밖에 설치하여 성당 내에서 두 가지 성사가 동시에 집전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특히 주일의 경우 한 성당 안에서 동시에 미사와 고해성사를 사목적인 이유 때문에 함께 거행하는 본당이 많이 있는데 이것은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 성당 안에서 두 가지 전례가 동시에 집전되어 집회의 정신을 분산시키고 분심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