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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특집]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미사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5-04-17 수정일 200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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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미사가 4월 8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됐다.
베드로 대성당 지하묘지에 안장.

눈물과 환호로 천국길 배웅-

온 세계와 인류가 눈물과 환호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배웅했다.

4월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장례미사에는 「양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제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경의를 표하고, 전능하신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기원하는 간절한 추모의 기도가 넘쳤다.

바티칸을 중심으로 200여명의 세계 정상급 지도자들과 고위 성직자들, 타종교 지도자들을 포함한 400여만명의 추모 인파가 로마 시내를 가득 메운 채 열린 장례미사는 라디오와 TV 등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전 세계는 장례미사가 봉헌된 2시간 40분 동안, 눈물과 탄식으로 우리 곁을 떠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배웅했다. 하지만 인류는 교황이 남겨 둔 그 거룩한 삶의 증거와 사랑의 정신을 구현하려는 다짐과 희망으로 환호했다.

교황이 선종한지 엿새 만에 봉헌된 장례미사는 베드로 성당 안에서 고위 성직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입관예절로 시작됐다. 관 속에는 교황의 업적을 담은 두루마리 기록과 「어부의 반지」 등이 유해와 함께 간직됐다.

광장에서의 장례미사를 위해 교황의 유해가 12명의 평신도에 의해 성당 정면 제단 앞으로 운구되면서, 일제히 종소리가 로마의 하늘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광장을 중심으로 운집한 30여만명의 추모객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를 올렸다.

장례미사는 추기경단 단장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에 의해 집전됐고, 183명의 추기경 중 164명을 포함해 500명의 주교와 3000명의 신부가 함께했다. 한국에서는 김수환 추기경과 주교회의 의장 최창무 대주교, 총무 장익 주교가 한국교회 조문단으로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이해찬 총리를 단장으로 한국평협 손병두 회장과 소설가 박완서씨 등 7명의 조문단을 파견했다.

교황 유해의 오른편에는 전세계 140여개국 정상과 대표단, 왼편에는 동방교회, 성공회, 개신교 등 다른 그리스도교 종파의 지도자들은 물론 유다교, 불교, 힌두교, 이슬람 등 타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해 한마음으로 교황을 추모했다.

라칭거 추기경은 강론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평생을 자신의 양떼와 온 인류를 위해서 바쳤다』며 특히 『나이가 들고 파킨슨병으로 그리스도의 고통에 동참, 더 이상 걷지도, 말을 하지도 못할 때 조차도 「나를 따르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살았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이어 『교황은 그리스도와의 일치 안에서 고통을 받고 사랑을 실천했다』며 『바로 그 때문에 그의 고통과 침묵은 더욱 웅장하게 울려 퍼졌고, 큰 결실을 맺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장례미사를 마친 뒤 교황의 유해는 마치 인류를 굽어보고 마지막 인사를 하듯 비스듬히 세워졌고, 15분이 넘도록 추모객들은 베드로 대성당의 종이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요한 바오로!』를 연호했다.

이어 교황의 유해는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 묘지로 옮겨졌고, 고국인 폴란드에서 공수된 흙으로 관을 덮어 모든 장례 절차가 마무리됐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묘는 사도 베드로의 묘로부터 수 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교황청은 장례일 이후 16일까지 9일간을 추모기간으로 지냈으며, 11일부터 묘소를 일반에 공개했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