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우리본당 이런모임] 서울 가락동본당 몽몽공부방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4-08-01 수정일 2004-08-01 발행일 2004-08-01 제 2409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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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교회소식 전해요”
본당 홈페이지 관리 봉사자 양성단체
1년간 노력끝에 인터넷 잡지 만들어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몽몽공부방 1기생들이 함께 했다.
새 기획 「우리본당 이런 모임」을 시작합니다.

본당 내 단체라면 우선 신심단체나 성서모임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령이나 직업, 관심사에 따라 세분화, 전문화된 활동 단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단체들은 본당 내 평신도 사도직의 역할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본지는 이번 호부터 전국 각 본당의 이런 모임을 소개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특별한 달란트를 교회 공동체를 위해 내어놓는 신자들은 곧 교회의 빛과 소금입니다.

『「몽몽」이요? 비몽사몽(非夢似夢)이란 뜻이에요』

어떻게 본당 단체 이름을 비몽사몽에서 가져왔을까. 이름부터 엉뚱하다. 모두 비몽사몽하다는 이야기인가? 정확히 맞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회원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서울 가락동본당 「몽몽공부방」은 활성화된 본당 홈페이지 관리 봉사자를 양성하기 위해 2003년 6월 만들어졌다. 회원들은 그룹성서모임, 호스피스봉사자, 효도대학 등 본당내 각 단체에서 활동하는 신자 중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이들을 뽑아 꾸려졌다.

20대 주일학교 교사부터 80대 노인까지 연령층은 다양했다. 하지만 공부방을 구성하는 회원 대부분은 주부들이었다. 고작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몽몽공부방 회원으로 뽑힌 주부들은 첫 교육부터 비몽사몽에 빠졌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40대 중반 주부들에게 포토샵, 플래쉬, 일러스트 프로그램은 너무나 생소했다. 마우스를 이용해 폴더를 옮기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다. 이메일을 보내고 타자를 치는 것에만 익숙했던 주부들에게 홈페이지 관리를 위해 배워야 할 프로그램들은 벅찬 것이 사실. 일주일에 한번 있는 교육을 위해 주부들은 평일에도 성당 컴퓨터실을 찾아 예습과 복습을 반복했다. 예정에도 없던 스터디 모임을 꾸리기도 했다.

오직 본당 홈페이지를 내 손으로 꾸며 보겠다는 열정이 주부들을 컴퓨터 앞에 앉아 땀 흘리게 만든 것이다. 본당 주임 김용태 신부도 모자란 컴퓨터를 더 구입하고 컴퓨터실을 확장하는 데 힘쓰는 등 회원들의 노력에 힘을 보탰다.

9명으로 시작한 몽몽공부방 1기의 1년간의 노력은 웹진(인터넷 잡지)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올 3월 본당 홈페이지에 선보인 웹진은 배우는 것에 그치지 말고 우리의 지식을 본당공동체에 환원하자는 회원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것. 인터넷에서 읽는다는 특징을 살린 웹진은 신자들의 신앙생활 나눔, 생활상식, 본당 어르신들의 묵상 등 흥미 있는 읽을 거리로 신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내용을 떠나 컴맹이었던 주부들이 노력해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몽몽공부방에는 2년째 교육을 받고 있는 몽몽 1기 9명과 올 2월에 만들어진 2기 10명이 활동하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에서 나아가 본당 내 행사 사진촬영을 위해 디지털카메라 촬영법도 배우고 있다.

몽몽 1기생인 정문자(크리스티나)씨는 『똑똑하고 실력 뛰어난 사람보다는 부족하지만 채워져 가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회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어 큰 결실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몽사몽이던 몽몽회원들이 몽(夢), 글자 그대로 「꿈」을 이루고 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