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정사목 현장을 찾아서 (6) 서울 ‘가정성화세미나’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4-05-23 수정일 2004-05-23 발행일 2004-05-23 제 2399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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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부부관계’ 우리가 이끈다 
가정성화사도직 10년째 활동 
4주과정…매주 한번 강의 
갈등 예방·대처 방안 등 구체적 기술도 제시 
5월 13일 명동성당 교육관에서 열린 가정성화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그룹나눔을 하고 있다.
『시어머니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하고 체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손이라도 잡을라치면 늙어서 주책이라고 면박맞기 십상입니다. 우리 부부는 아예 각방을 씁니다』

『3개월된 아이를 지우자고 하는군요. 한번도 남편 결정에 반대한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가정성화세미나」 그룹 나눔에서는 갖가지 가정불화들이 쏟아져나온다. 부부간 성격과 생활습관 등의 차이로 겪는 작은 갈등에서부터 여전히 만연한 고부갈등, 생명과 관련된 문제까지 다양하다.

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 산하 가정성화사도직(회장=백낙현)에서는 「가정성화세미나」를 통해 이러한 가정과 관련된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조명하고 구체적인 상담까지 지원하고 있다.

세미나는 총 4주 과정으로 그룹 나눔을 제외하고는 매주 한번씩 평균 1시간30분 가량의 강의로 진행된다. 각 분야마다 전문가들이 나서 실생활과 접목한 강의를 펼침으로써 호응이 높다.

특히 상담이나 교육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도 큰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각 본당 초청세미나 형식으로 많이 이뤄지는 편이다. 본당 세미나는 대인원의 참여, 시간제한 등으로 그룹나눔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최근 가정사목부에서도 각 본당 상황과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세미나를 주선할 수 있도록 강사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세미나는 매주 ▲참된 부부사랑 ▲성가정과 자녀교육 ▲가족관계를 위한 치유 ▲가정의 영성을 주제로 기본적인 가족관계 의식화부터 가정의 영성 전반을 다룬다. 특히 올바른 부부관계가 가정의 가장 구심점임을 강조하며, 갈등 예방과 대처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도 제시한다.

혼인 전에 정작 부부간 대화나 갈등예방, 상처치유 등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경우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 그러나 사람이 단순히 나이가 찬다고 해서 가정을 어떻게 꾸려가야할 지, 어떻게 갈등을 예방하고 풀어나가야하는 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미나는 부부관계가 한쪽이 한쪽을 의지하는 A와 같은 형상이 아닌 나란히 손을 잡고 설 수 있는 H와 같은 형상이 되도록 내적 자아를 일깨우는데도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시며 도움을 주는 분이심을 믿고 부부가 함께 한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독려한다.

백낙현 회장은 『성격과 생활습관 등이 다른 것은 「차이」가 있는 것이지 「나쁜 것」이 아니다』고 지적하며 『감성적인 사랑에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로 이끄는 의지적인 사랑으로 성숙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부부의 모습을 갖추게 되면 자녀들의 정서 안정과 인성교육 등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아울러 세미나에서는 서로를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 언어습관을 바로잡고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시간 등을 통해 짧은 시간이라도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등의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권한다. 또 부부나 가족간에 친밀함을 표현하는 피부접촉도 중요한 나눔임을 강조한다.

94년 세계 가정의 해를 맞아 설립된 가정성화사도직은 지난 10여년간 가정성화 세미나를 비롯해 다양한 특강, 미사 등을 통해 가정성화에 이바지해왔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가정성화 생명수호 월례미사와 특강에 지속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후속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가정성화사도직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상담을 통해 「성서가훈」도 써준다.

※문의=(02)727-2071, 011-9261-4982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