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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모범본당 탐방] 서울 일산본당 환경분과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4-02-01 수정일 2004-02-01 발행일 2004-02-01 제 2383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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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재활용매장 열어 친환경 실천
일산본당에서 운영하는 재활용매장 「나눔꽃」. 수익금은 이주노동자를 위해 쓰인다.
서울대교구 일산본당(주임=맹제영 신부) 환경분과가 생긴지는 고작 일년여. 하지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친환경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본당공동체라면 우선 일산본당 환경분과의 활동을 참고해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열 여섯 명의 회원이 이끌어 가는 작은 모임이지만 환경분과의 활동은 알토란같다.

일산본당 환경분과는 2003년 1월 만들어졌다. 2002년 대림시기에 열린 녹색특강이 환경분과 설립의 계기가 됐다. 환경신학과 생태 영성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는 환경보전에 대한 당위성과 친환경 실천의지를 신자들에게 심어주기 충분했다. 녹색특강을 계기로 본당은 2003년도 사목방침을 「유기농 판매장을 통한 환경의식 고취」로 삼고 환경분과를 만들었다.

사회사목분과가 이미 있던 본당이 환경분과를 따로 만든 것은 환경사목 자체가 인간 관계를 기초로 한 사회사목의 범주를 넘어서 인간과 자연간의 관계를 범주로 하기 때문. 환경사목의 중요성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본당은 우선 사무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새 단장해 그 해 3월 우리농 매장 「하늘땅물벗」을 열었다. 깨끗한 우리 먹거리를 통해 건강도 지키고 우리 농촌도 살리자는 취지에 본당 신자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동참했다. 이 같은 호응 속에 일년 간 상설로 문을 연 매장은 연말까지 2000여 만원의 수입을 얻었다. 수익금 전액을 농촌살리기와 환경보전 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본당은 2003년 11월 「일산 천주교 환경상」을 공모해 새만금 생태학교 「시선」을 제1회 환경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시상식을 가졌다. 일산 천주교 환경상은 본당차원의 첫 환경상 제정이라는 것뿐 아니라 매장 수익금 전액을 환경과 농촌살리기에 환원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

한편 2003년 4월 문을 연 재활용매장 「나눔꽃」은 아나바다 등 살림운동을 통한 친환경 실천의 장(場)이다. 시민단체 「아시아의 친구들」이 제안하고 본당이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문을 연 이곳은 집에서 쓰지 않고 버려 두던 옷가지와 가재도구 등 재활용품을 판매한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경기도 일산과 파주 등지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다. 나눔꽃 매장을 운영해 얻은 수익금은 경기서부지역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쓰인다. 나눔꽃은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전의 기초를 다지고 나아가서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간접적인 사목 창구로도 자리매김 하고 있다.

본당주임 맹제영 신부는 『올바른 환경운동의 시작은 생활속에서 형성되는 습관에서 비롯되고 이와 관련 우리농매장과 나눔꽃은 신자들의 생활습관을 친환경적으로 바꿔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본당의 이러한 활동이 환경본당의 모델이자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