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회사목 모범본당 탐방 (1) 복지.생명 등 다양한 활동 서울 용산본당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4-01-04 수정일 2004-01-04 발행일 2004-01-04 제 2380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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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복지 넘어 전문화·체계적 활동 펼쳐
교구 중심의 사회사목 활동에서 벗어나 교구·지구 본당이 연계된 본당 사회사목 활동 활성화는 지역사회 열린 교회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아울러 환경, 생명, 신빈곤 등의 사회문제를 앞장 서 해결하려는 노력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자」는 교회의 궁극적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본지는 이번 호부터 사회사목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전국 여러 본당을 소개함으로써 보다 많은 본당이 사회사목 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서울 용산본당 마당에 자리한 「사랑나누기 중계실」에 신자 한 명이 찾아왔다.

『정말 어려운 사람이 있어서 도움을 줬으면 해요』

얼마 전 새롭게 반장을 맡았다는 신자는 쌀이 없어 끼니를 거르는 노인과 아이들의 사연을 전하며 본당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다. 중계실에 있던 본당 사회사목위원들은 상담을 통해 대상자의 현재 상황과 도움이 필요한 부분들을 「사랑의 도움 요청서」에 상세히 작성했다. 사랑의 도움 요청서를 받은 빈민사목 담당위원은 집수리와 쌀 나누기 등이 필요한지 여부를 다음주 초 가정을 직접 방문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

본당 사회사목 활동의 중심인 사랑나누기 중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사회사목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0년. 사랑나누기 중계실이 자리하면서부터다. 이후 위원회는 빈민들을 위한 무료법률상담, 사랑의 집수리, 청소년 장학금 전달, 쌀 나누기 등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이웃돕기 등 복지차원의 활동뿐 아니라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펼치는 장기.시신기증운동에 참여하고 중계실 한 켠에 우리농 매장을 마련해 생명수호 및 친환경운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올해는 경찰 및 사회교정 분야의 활동도 펴나가기로 하고 경찰로 봉직하는 본당 신자를 봉사자를 뽑고 본당 관할지역에 있는 경찰서 경신실과의 교류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전방위 사회사목 활동이 가능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사랑의 도움 요청서」 양식을 만들어 불우이웃의 명단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지속적인 관리와 원조가 가능했다. 또 2000년 장기기증, 2001년 우리농산물 사기, 2004년 경찰.사회교정 사목 등 매년 중점사업을 정해 집중적인 활동을 펼친 것도 한 이유다. 민족화해나 정의평화 분야처럼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활동은 본당 신자 중 관련직업을 가진 신자를 봉사자로 뽑아 전문성을 살려 본당신자들에게 다가갔다.

위원회 간부들이 사회사목 분야 하나씩을 전담하고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독립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활동영역이 커져도 부담이 없었고, 사회사목위원회가 총괄적인 관리를 하기 때문에 활동분야간 연계도 수월했다.

위원장 김복희(카타리나)씨는 『위원회 봉사자들이 4∼5년간 꾸준히 일을 진행하면서 전문적이고 폭넓은 활동이 가능했다』며 『일회적인데다 단체별로 분산된 단순 복지차원에서 전문화.체계화된 활동을 추구하고자 노력한 것이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용산본당 사회사목위원장 김복희(오른쪽)씨를 비롯한 사회사목 위원들이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중계실을 찾은 본당신자들과 상담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