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일터에서 만난 하느님] 제일은행 천주교 교우회

곽승한 기자
입력일 2003-12-21 수정일 2003-12-21 발행일 2003-12-21 제 2378호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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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속 진정한 공동체로 
제일 손꼽는건 봉사활동
업무 바쁘지만 휴가내며 봉사
교우회 회원들이 지난 5월 24일 솔뫼성지로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주5일제 근무 정착 이후 시중 은행들의 주말 사회봉사활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제일은행을 비롯해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은 행내 천주교 및 개신교 소모임을 중심으로 노인복지시설과 장애아동시설과의 자매결연을 맺고, 왕성한 불우이웃돕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중 「제일은행 천주교 교우회」(회장=이달원, 지도=배갑진 신부)는 단연 눈에 띈다.

제일은행 천주교 교우회가 창립된 것은 지난 1990년 이정웅(베드로) 형제가 행내 신자 모임을 시작하면서부터. 같은 해 10월 당시 공항동본당의 배갑진 주임신부를 지도 신부로 맞이하고 창립식을 가지면서부터 활성화됐다.

「봉사활동」을 빼면 모임의 존재 이유조차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는 제일은행 교우회. 180여명으로 구성된 이들의 활발한 활동은 수많은 직장공동체 가운데서도 정평이 나있다.

교우회는 매년 예수성탄대축일을 맞아 영등포 교도소와 노인 무료 양로원 이냐시오의 집, 결핵 요양원 시몬의 집, 행려자 무료 급식소 토마스의 집 등을 방문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을 전달하거나 노력봉사를 하는 등 불우한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개인적으로는 월차 휴가를 내면서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이 있을 정도. 회원들은 교우회의 봉사 활동을 통해 참 신앙의 맛을 느끼게 됐고, 이로 인해 회사 업무에도 더욱 성실하게 임하게 됐다고 하나 같이 입을 모은다.

교우회는 매월 1회 월례미사와 매년 봄 또는 가을에 회원들과 그 가족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가족동반 야유회 겸 성지순례를 통해 신앙을 나눈다. 회원들은 이를 통해 회원들 뿐 아니라 가족들간 친교를 돈독히 하고, 직장인이면서 신앙인의 올바른 표양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

회원 대부분은 각 은행 지점장 등 최소한 한두 개 이상씩 감투를 쓰고 있어 업무 활동만 해도 바쁜 현실. 그럼에도 만사를 제쳐놓고 모임을 갖는 것은 지난 97년 IMF 때 겪었던 아픔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98년 초 불어닥친 실직과 명퇴 바람으로 인해 교우회 활동이 중단되는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행내 신자들 모두가 마음 속 신앙만은 식지 않았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진정한 신앙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교우회가 재창립 된 것은 2001년 5월. 교우회가 다시 발족하자 기존 회원들은 물론 쉬는신자들이 속속들이 회원으로 가입하기 시작했다.

이달원(스테파노) 교우회장은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을 주셨다』며 『앞으로도 우리 교우회는 이 시대 빈자와 약자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따뜻한 공동체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