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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만난 하느님] 거룩한 독서 모임 갖는 ‘대구 한의사신우회’

박경희 기자
입력일 2003-09-21 수정일 2003-09-21 발행일 2003-09-21 제 2365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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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웃들에게 매주 한방진료 봉사
대구 가톨릭한의사신우회원들이 거룩한 독서 모임을 하고 있다.
한의사들이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를 하기 위해 성서를 들고 모인다. 언뜻보면 색다른 만남일 듯도 하지만, 「거룩한 독서」를 하면서 삶에서 느낀 신앙체험을 나누는 그들은 이미 성서의 맛에 푹빠진 듯하다.

대구가톨릭한의사신우회(회장=송진근, 지도=김용민 신부)는 올 3월부터 매달 「거룩한 독서」 모임을 해오고 있다.

10여명의 회원들과 김용민 지도신부(교구 가정사목담당)가 함께 해 주일 복음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묵상나누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모임이 열리던 날. 저녁미사가 끝나자 회원들이 하나 둘 모였다. 이날 「거룩한 독서」는 주일복음말씀인 마르코복음 7장 1∼23절. 성서를 읽고 저마다 느낀 것들을 하나 둘 풀어놓았다.

『의료행위만 한다고 그것이 과연 인술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성서에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는 말처럼, 교만한 나의 마음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는지 반성해봤습니다』

진지하게 성서를 읽고 관찰한 것들을 노트에 꼼꼼히 적고, 함께 나누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99년 5월 창립된 한의사신우회는 복지시설 의료봉사활동, 성지순례, 피정 등 회원들간의 일치와 신앙나눔에 노력해왔다. 그러던 중 신앙적.내적으로도 보다 깊이있는 모임을 가지려고 준비하던 때에, 김신부의 권유로 「거룩한 독서」를 시작하게 됐다.

송진근(라파엘.대덕본당) 회장은 『모임을 하면서 성서말씀을 깊이있게 이해하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각자 진료 등 삶의 터전에서도 복음화를 이루는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달에 한번 모임을 갖고 있는데, 앞으로 좀더 활성화되고 회원들의 참여가 늘어난다면 매주 모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구내 신자 한의사는 70여명. 그 가운데 20여명이 신우회 활동을 하고 있다. 「거룩한 독서」 모임 이외에도 「성심복지의원」에서 매주 한방진료를 하고 있다. 신우회 창립 이전부터 해오던 의료봉사는 11년째를 맞는다. 3인1조로 나눠 실시하는 한방진료에서는 무의탁 노인 등 많은 이들의 육체적 아픔을 보듬는다.

또한 몇몇 회원들은 본당 및 단체 등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며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자의 일터에서는 인술을 펼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는 그들은 병든 자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누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말씀을 듣고, 말씀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 역시 하느님 보시기 좋은 모습일 것이다.

※거룩한 독서 모임 연락처=011-510-5170 정영목 총무

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