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긴급진단] 급락하는 신자증가율 무엇이 문제인가 (상) 복음화 전선 이상 있다

차동엽 신부
입력일 2003-06-22 수정일 2003-06-22 발행일 2003-06-22 제 235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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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하는 신자가 줄고 있다”
지난해 복음화율 9% 진입했다지만
주일미사 참례자·판공비율은 감소
신자증가율의 급락, 그리고 쉬는 신자 증가와 주일미사 참례자의 지속적인 감소. 2002년 한국천주교 교세통계의 단면도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단순 통계수치로만 이해하기엔 무언가 석연찮은 점이 발견된다. 우려의 목소리와 한국교회 선교 사목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본보는 「2002년 교세통계」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들을 현황, 원인분석, 대안제시 차원에서 진단해 본다.

통계에 일희일비한 10년

현대인은 통계에 민감하다. 심한경우는 통계에 죽고 산다. TV 프로그램의 수명은 시청율의 등락에 달려있다. 주식을 하는 이들은 매일 주가지수의 추이에 관심을 곧추세우고 산다.

정당들은 골치 아픈 정치현안에 대하여 국민 여론은 어떤지 여론조사를 하여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려하고 선거철이 되면 여론조사 기관이 분주해진다. 유권자의 눈치를 제대로 살피는 사람이 승리하기 때문이다.

근래 한국 천주교회도 통계에 일희일비해왔다.

199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계속 하락세를 보이던 신자증가율에 대하여 많은 관계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다가 1998년과 1999년 소폭으로 신자증가율이 반등하자 교회 지도층은 반색하였다. 2000년도 가톨릭 신문은 이를 이렇게 기사화하였다. 『1999년 한국천주교회 통계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선교에 있어서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다. … 80년대 연평균 7.7%라는 놀라운 신자 증가율을 보였던 한국교회는 90년대 들어오면서 91년 6.3%, 92년 4.9%, 93년 4.6%, 94년 4.02%로 하락했고 이후 3%대로 떨어져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다. 그러던 것이 98년 처음으로 0.3% 증가했고 이번에 또다시 0.3% 증가해 증가 추세가 궤도에 오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이듬해 2001년 가톨릭 신문은 2000년도 교세 통계를 놓고 『증감율은 0.6%하락 선교운동 점검 필요』라는 머릿기사를 싣고 다시 「일비」하는 쪽으로 선회하였다. 1년후 2002년 가톨릭 신문은 2001년도 교세 통계에 대하여 『전년대비 1.3% 떨어져 … 냉담자율도 증가』를 머릿기사로 하여 『체계적인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그리고 지난 주 2003년 가톨릭 신문은 『한국교회 선교사목 정책에 비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신자증가율(전년도 신자총수 대비 증감율)이 2%대로 크게 떨어지고 영세율은 15.8% 감소하는 한편 주일미사 참여자율도 1.2%나 줄어드는 등 선교 사목정책 작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라는 기사를 싣고 있다.

흐름이 심상치 않다

통계에 과민한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으나 통계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고 본다. 통계는 분명히 무언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제대로 읽으면 문제점과 기회요인을 찾아낼 수 있다.

한 해 한 해의 교세통계를 옳게 읽으려면 통계의 변화 동향 또는 흐름을 봐야한다. 그런데 근래 10년간의 교세통계의 흐름을 보면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징후가 엿보인다.

우선 복음화율이 1998년 8%대 진입한 지 만 4년만에 2002년 9%대에 턱걸이 진입했다고 발표되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이 허수(虛數)라는 것이 드러난다. 곧 거품이 있다는 것이다.

신자증가율이 2.8%라고 하지만 실제 주일미사 참례자는 2002년 한 해 동안 27.7%에서 26.5%로 감소(절대숫자도 매해 감소)되었고, 판공성사 비율도 성탄판공 7.3% 감소 부활판공 5.3%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는 매해 줄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다음으로 여러 수치들의 증감추이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근래 신자증가율이 하락을 지속하다가 1998년, 1999년 잠깐 반등하는 듯 하더니 이후 계속 하락하여 2002년 2.8%대를 기록하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아 영세자가 33.4%로 감소하는 등 40세 이전 전 연령층에서 신자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래 세대 한국 천주교회의 전망을 어둡게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10년간 매해 평균 1% 씩 증가하던 냉담자율은 2002년도 1.4%로 증가하여 점점 증가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일미사 및 성사참례율의 감소도 점점 가속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신심단체 수료자 및 회원 수도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요컨대, 실제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수는 매해 줄고 있으며, 교회의 전반적인 이상징후를 나타내는 통계치의 증감추이가 점점 악화내지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천주교회는 이제 선교 및 사목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한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차동엽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