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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날에 찾은 공동체] 서울 목동본당 ‘하늘땅물벗’회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3-06-01 수정일 2003-06-01 발행일 2003-06-01 제 235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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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본당 '하늘땅물벗' 회원들이 본당내 매장안에서 재활용할 초를 분리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오전 10시. 서울 목동본당(주임=강권수 신부) 문화관 4층 회의실에서 본당 생활공동체 「하늘땅물벗」회 회합이 한창이다.

회합에 참석한 10여명의 물류, 홍보, 판매 담당 회원들은 각자 보고를 마친 뒤 최근 전 신자를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쓰다 남은 초 모으기」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그저 집안에 두면 지저분하니 갖다 놓아야겠다는 신자들도 많은 것 같아요』

『신자들의 호응이 높긴 하지만 초를 재활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신자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쓰다 남은 초 모으기는 하늘땅물벗회가 친환경 관련 실천을 위해 시작한 첫 번째 사업.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의 하늘땅물벗 매장을 운영하며 먹거리를 통한 생명, 환경, 농촌살리기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긴 했지만 하늘땅물벗회 독자적으로 환경실천 운동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7년 하늘땅물벗회가 생길 당시 회원들은 하늘땅물벗회의 역할은 그저 단순한 물품 판매 봉사로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농 먹거리를 직접 대하고, 하늘땅물벗 회원 교육과 도.농교류 행사에 참여하면서 회원들의 인식이 바뀌었다. 이제는 먹거리 뿐 아니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친환경 실천의 방법에 대해서 회원들 스스로 의견을 개진하고 나누는 것이 일상이 됐다.

하늘땅물벗회는 초 재활용 외에도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알린 베스트셀러 「침묵의 봄」 등 각종 환경교재를 갖고 소위 「스터디」도 한다. 각자 가정에서 교재를 정독한 뒤 회합시간을 이용해 연구발표를 하는 것. 지난해에는 가정에서 지킬 수 있는 환경실천표를 만들고 일주일 간 실천사항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먹거리 홍보, 판매에 제한된 활동에서 친 환경적인 삶을 솔선하는 공동체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하늘땅물벗회는 본당 주일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옷가지와 장남감 등을 나눠 쓰고 바꿔 쓰는 아나바다 운동도 펼칠 생각이다.

대표봉사자 김귀란(엘리사벳)씨는 『자녀 돌보기도 벅찬 주부들에게 어려운 환경이론을 설명하기보다는 초 재활용, 아나바다 운동, 장바구니 사용하기 같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공동체가 먼저 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주부신자들이 실천하는 작은 환경운동이지만 이것이 환경을 지키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