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국내 신영성운동 현황과 대책 (4) 환경운동과 신영성운동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3-06-01 수정일 2003-06-01 발행일 2003-06-01 제 2350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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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 차원넘어 종교화
그리스도교 가르침 위배
자연 중심주의 세계관

뉴에이지에서는 자연 중심주의의 세계관을 지닐 것을 강조한다. 자연 중심주의 운동으로서의 뉴에이지는 신 중심의 사유나 인간 중심의 사유 방식을 거부하면서 자연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으로 마음대로 자연을 정복하고 파괴하고 개발, 이용해서는 안되며 자연과의 조화와 합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에이지 운동가인 헌터(Bob Hunter)는 『자연은 신의 작품의 물질적인 총체』라며 『자연의 일부로서 우리의 작은 자아들로 구성된 개별적인 개체들로부터 우리의 자아(자연)를 볼 때 우리는 사실 자연이 우리 자신임을 깨닫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의 모태인 지구는 수동적이지 않다』며 『지구의 에너지들과 자신을 함께 만드는 것은 당신 안에 있는 신성을 해방시키는 것이며 존재의 보다 높은 상태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을 통해 신의 목소리를 듣고 세계를 이해할 때 인간에게 내재된 자연의 무한한 능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잠재능력은 특정한 비술이나 영술을 통해 발휘된다. 이러한 입장은 흔히 생태학주의로 나타난다. 뉴에이지는 동양 종교의 중요한 요소인 땅의 모성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땅의 여신 「가이아」(Gaia)에 관심을 보이고 땅의 새로운 신성화 작업을 통해 자연 보호, 환경 보호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뉴에이지 신봉자들은 자연은 하느님의 피조물이 아니라 인간이 섬겨야할 존재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

‘하느님 중심’ 망각

종교 역시 뉴에이지에서는 조직화된 체계 논리나 이성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연과 우주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에서 출발한다. 즉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생태학적인 것에서 유래를 찾았다. 자연의 성스러움에 대한 새로운 주의와 관심은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인간 중심사상에서 자연 중심사상으로 옮아가고 인간은 단지 이 자연의 한 부분, 즉 전체의 일부, 우주의 일부가 되므로 뉴에이지에서는 인간 중심사상이 그 의미를 잃게 된다.

종교 역시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가 아니라 환경과 하느님과의 관계가 되고 만다. 이렇게 볼 때 종교는 하나의 우주론으로 바뀌게 되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들은 또 밤낮, 사계의 순환이라는 자연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포함한 만물의 생명도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으로 이어지는 윤회의 과정을 겪는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들에게 모든 것의 중심은 자연이기 때문에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바탕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갈 것을 가르치는 그리스도교와는 배치된다.

무분별한 자연 훼손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뉴에이지운동의 환경보호에 대한 적극성은 삶의 터전인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 이를 종교화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생각하는 자연은 하느님의 피조물이 아니라 인간이 섬겨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