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일터에서 만난 하느님] KT&G 광주제조창 신우회

김재영 기자
입력일 2003-04-13 수정일 2003-04-13 발행일 2003-04-13 제 2343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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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간 말씀·봉사로 살아가는 힘을 얻죠”
매주 소공동체·레지오
2년전부터 목욕봉사도
신우회 회원들이 「평화의 집」 노인들과 목욕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했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이면 직장내 경당에 하나둘 씩 모여드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KT&G 광주제조창 신우회(회장=정득봉) 회원들. 점심시간을 이용해 소공동체 모임 및 레지오 회합을 갖기 위해서다.

또한 이들은 한달에 한번씩 공동체 미사 봉헌과 생활나눔을 통해 지난 한달동안 신자로서 직장내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반성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하느님 앞에 다짐해 본다.

직장내 복음전파와 신앙실천을 목적으로 지난 84년 20여명 남짓한 작은 소공동체로 시작한 신우회 회원들은 매년 신자수가 증가, 현재는 330여명의 전체 직원 가운데 107명의 회원으로 30%를 넘는 높은 복음화율을 자랑한다.

특히 신우회는 20여년 동안 결손 가정 아이들을 찾아 나서고 독거 노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등 다양한 사랑 나눔활동을 펼쳐왔다. 2년 전부터는 직장내 레지오를 중심으로 「광주맹인선교회 평화의 집」 노인들을 찾아 매주 목욕봉사를 하기도.

신우회는 이밖에도 직접 찾아 나서지 못하는 불우이웃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아 도와주기도 한다. 이들 회원들이 후원하는 복지시설만도 나눔의 집, 소화자매원, 엠마우스 복지관 등 무려 10여 군데. 신우회의 모임이 활성화 되면서 타종교와 비신자 동료들까지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 이제는 전직원의 절반 가량이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임이 늘 순탄한 것 만은 아니었다. 불과 10년 사이에 직장 인원의 절반가량이 감원되는 등 인원 축소로 인해 여성 레지오가 해체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IMF가 나고 공장의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해 인원 감축 및 늘어나는 업무 등 어려운 상황이 많았지만 그럴수록 회원들이 더 하나가 되었습니다. 신앙의 힘이었던 것 같아요』

신우회는 직장의 야간교대 업무 등 함께 모이기 힘든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매년 사순피정을 실시하고 순교자성월이나 위령성월에는 성지순례를 통해 신앙 쇄신과 친교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많은 회원수에 비례해 자꾸만 늘어나는 쉬는 교우들을 찾아 영명축일에는 축하카드를 발송하는 등 잃은 양 찾기 운동에도 적극적이다.

정득봉(프란치스코.48.광주 양산동본당) 신우회장은 『회원 각자가 말씀과 봉사를 통해 새로운 한 주간동안 살아가는 힘을 얻기 때문에 어려움 속에서도 모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서로가 얻는 감동이 회원들뿐 아니라 직장내 모든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