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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들었어요] ‘나루터’ 생활도자기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02-09-01 수정일 2002-09-01 발행일 2002-09-01 제 2313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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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창의력이 자랑”
컵 접시 꽃병등 생활소품
소량 생산.품질관리 철저
『이런 걸 누가 만들었을까?』

「나루터」는 이 곳에서 나온 도자기를 접해본 이라면 예외없이 그 기발함에 탄성을 한두번쯤은 흘리게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더구나 놀랍기까지 한 번득이는 창의력의 주인공이 정신지체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고개가 숙여질 지 모를 일이다.

25명의 정신지체장애인과 이들을 돕는 봉사자들이 어우러져 생활도자기 등을 구워내는 장애인 보호작업장 「나루터」(원장=전덕환 수사, 경기도 양주군 삼숭리)는 이미 전국의 성물점을 통해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나루터」의 이런 성가는 지난 1992년 설립 이래 꾸준히 다져온 독특한 노하우에 있다. 작품 제작보다 장애인의 전인적 교육, 장애인과 일반인의 만남 등을 강조해온 이곳의 분위기가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자리잡아 온 것이다. 이와 함께 「나루터」를 운영하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의 「순교정신과 형제애」라는 카리스마도 창의적인 분위기를 일궈내는데 한몫하고 있다.

머그잔을 비롯한 다양한 모양의 컵, 접시 등 생활소품은 물론 화분, 꽃병, 촛대, 연필꽂이, 각종 받침대, 액자 등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물건이 장애인의 눈으로만 바라볼 수 있는 소박함과 어우러져 친근함을 더해준다. 여기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이들만의 창의력이 도자기로 옷을 바꿔 입은 사물들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특별한 선물을 생각하는 이들 가운데 찾는 이들이 꾸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교사에, 매주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재교육이 해를 더해 갈수록 작품이 빛을 발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나아가 열개를 생산하면 서너개 정도만이 상품화돼 시장으로 나가는 철저한 품질관리도 외국인들조차 탄성을 터트리게 하는 「나루터」만의 강점이다.

작업장을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개방해 장애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게 한 「나루터」의 시스템도 장애인들의 창작욕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제가 된다.

허창진(프란치스코.34)씨를 비롯한 적잖은 이들이 장애인미술대전 등에서 대상과 특선을 휩쓴 것은 자연스런 결과인 셈이다. 여기에 목걸이나 묵주, 핸드폰줄 등 소소한 작품들에마저 평생 애프터서비스 개념을 도입한 「나루터」의 자신감도 오늘의 나루터를 있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문의 및 구입=(031)847-2322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