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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들었어요] 우리밀과자 만드는 ‘위 캔’(WE CAN)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02-08-25 수정일 2002-08-25 발행일 2002-08-25 제 2312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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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구웠어요” 
철저한 품질관리로 맛있는 고급과자 지향 
자신이 몇 시간 전에 구워낸 과자를 집어들면서부터 「맛이 어때요?」라고 묻기라도 하듯 기자의 표정을 살피던 인현진(요한.25.서울 화정동본당)씨의 얼굴에서는 이내 만족스런 웃음이 번진다.

「과자 한 입의 웃음」을 맛보게 한 인씨는 장애인 중에서도 취업이 가장 어렵다는 정신지체장애인. 그런 장애인 40명이 모여 사랑을 구워내는 곳 「WE CAN」(시설장=조진원 수녀, 경기도 고양시 벽제동). 장애인 근로복지센터 「WE CAN」은 말 그대로 한번도 누구의 눈길을 끌어보지도, 풍족한 혜택을 누려보지도 못한 장애인들이 고급 우리밀과자를 만들며 단순 생산인력이 아닌 숙련된 기능인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며 「우리도 할 수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상큼한 향의 페퍼민트와 은은한 로즈마리 등 다양한 허브가 들어간 「허브 쿠키」를 비롯해 버터의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는 「허브 휜넬 사브레」, 이탈리안 디저트과자에 참깨를 넣은 참깨 비스코티, 초코칩 쿠키, 호두쿠키 등 장애인들이 빚어내는 7가지 품목에 수십종의 과자는 한번 맛본 이들이라면 반드시 다시 찾게 만든다.

2000년 11월 장애인 선발과정에 들어가 6개월간의 꼼꼼한 훈련과정을 거쳐 지난해 2월 1일 문을 연 「WE CAN」은 1년 반만에 그 맛과 품질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 명성의 근원은 담당훈련교사 아래서 이뤄지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WE CAN」만의 노하우다. 화학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우리밀, 유정란 등 순수 우리농산물을 주재료로 선별해 사용하기 때문에 단순한 간식거리가 아니라 건강식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거기다 일하는 이들 모두가 행복해하고 늘 웃음 넘치는 작업장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맛을 더하는지 모른다.

40명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루에 6천개의 과자를 생산할 수 있기에 물량이 달려 현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생협에만 한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오는 9월 「로터리 오븐」이 들어오면 보다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진원 수녀는 『5만원 이상 주문 때는 전국 어디라도 배달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장애인들이 자신의 삶에서 기쁨을 얻고 그 속에서 얻는 보람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전인적 재활의 모델로 굳건히 설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구입 및 단체주문=(031)969-3535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