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미디어 바로보기] 비판적 대안 매체 '인터넷'

김계선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http://paulilne.or.kr)
입력일 2002-06-16 수정일 2002-06-16 발행일 2002-06-16 제 2303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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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언론 매체로 선용돼야"
우리 공동체가 구독하는 일간지는 공동체별로 다르다.

그중 재벌언론인 C일보는 하나도 구독하는 공동체가 없고 주로 대부분 D일보와 H신문을 본다. 사건을 자사의 이익에 따라 왜곡 보도하는 D일보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구독하지만 그나마 H신문을 함께 보면서 객관적인 시각과 사실적인 시각 사이에서 나름대로 사건에 대한 이해를 한다.

그런데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깜짝 놀랄 일들이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많은 메이저 신문들이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의 발언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실었지만 실제로 민주당 경선에서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다.

재벌 언론에 실리면 진위여부를 떠나 곧바로 당락에 영향을 미쳤던 과거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였으니 바로 인터넷의 위력이었다.

또 하나는 지난 2월 한총련의 「미 상공회의소 소장 납치 시도」기사가 왜곡으로 드러난 것이다. 일부 언론의 경우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영장청구서만을 참고하여 「납치 시도」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것이다.

그 현장에서 「오마이뉴스」가 촬영해 보도한 동영상을 판독한 결과 검찰의 영장내용 및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비판적 대안 언론을 추구하는 「오마이뉴스」(www.oh mynews.com)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에는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뉴스게릴라들이 뉴스연대로 만드는 신문」을 표방하고 직업기자와 생활인기자의 결합, 전통적 의미에서의 뉴스 생산자인 직업기자와 소비자인 생활인이 모두 뉴스 게릴라가 되어 만나는 매체임을 강조한다.

인터넷 언론은 기사를 쓸 수 있는 풍부한 공간, 훈련된 기자만이 아니라 누구나 기사를 쓸 수 있는 개방성, 사건의 원자료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접근성 등으로 인하여 기존의 오프라인 언론과는 차별성을 부여하는 특성이 있다.

인터넷의 또 하나의 특징은 누구나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지 않고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자유로운 장이다. 그래서 비판적 대안 매체로서의 자리매김이 확실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올릴 경우 피해를 볼 여지가 많은 것은 인터넷의 약점이다.

그러므로 「오마이 뉴스」나 「디지털말」(www.digitalmal. com)과 같은 인터넷 뉴스가 좀더 객관적이면서도 공정한 기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교회는 인터넷 언론의 비판적 대안 매체에 대한 관심을 더욱 배가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서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2002년 홍보주일 담화문에서 하신 말씀이 현실화되는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고 싶다.

『공적 권력 기관들은 이러한 뛰어난 도구가 공동선에 이바지하고 해악의 근원이 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은…인간은 삶과 삶의 신비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찰하며 자기 자신과 주변 세상을 점점 더 성숙하게 다스릴 수 있도록 하는 시간과 내면의 평화를 반드시 필요로 합니다』

김계선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http://pauliln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