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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부터 다시] 1부 - 신앙고백 (10) 회개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02-03-31 수정일 2002-03-31 발행일 2002-03-31 제 2292호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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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꺾어 버리는 겸허 필요
주님은 용서·사랑으로 화답
「생각을 바꾸면 성공할 수 있다. 성공이 보인다」등의 광고카피에서 볼 수 있듯 최근 사람들 안에 회자되는 유행어중 하나가 「발상의 전환」「사고의 전환」이다. 성공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기존의 고정 관념이나 습관에서 탈피하는, 생각 뒤집기를 강조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회개」는 우리 가톨릭 신자들에게 일면 이같은 종교적인 생각 뒤집기, 사고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희랍어로 「메타노이아(Metanoia)」라고 하는 회개의 본뜻은 「마음을 바꾸는것」「생각을 고치는것」이란 의미이며 「회개하다」란 뜻의 히브리어 「슈브」역시 기본적으로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다」란 내용이다.

교회 사전적 의미로 「죄스런 생활태도에서 탈피, 하느님께 귀의하는 일」로 풀이되는 회개는 「죄가 우리 인간의 조건」이라는 점에서 출발된다. 하느님은 당신과 친교를 맺도록 인간을 부르시나 인간은 원죄와 본죄로 인해 죄인이므로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회개를 해야하고 일생동안 회개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느님을 떠나서 내달리다가 방향을 바꾸어 하느님께로 되돌아 오는 회개의 모습은 성서안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나는 죄인의 죽음을 원치 않는다 마음을 고쳐라. 그러면 살리라」(에제 18, 32) 「너희는 진심으로 뉘우쳐 내게로 돌아오라」(요엘 2, 12) 「불의한 자는 그 가던 길을 돌이키고 생각을 고쳐 내게로 돌아오라 그러면 너그럽게 용서해주리라」(이사 55, 7) 이와함께 돌아온 탕자의 비유로 유명한 루가복음 15장 11~32절 말씀 등이 그렇다.

신학자들은 회개가 자기 자신에 대한 겸허한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단언한다. 모든 죄는 하느님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오만에 뿌리박고 있는데 회개는 이 오만을 꺾는 모습이라는것. 오만이 꺾이지 않는 이상 우리 인간은 자기 죄를 오히려 감싸고 정당화하려는 경향을 갖게 된다.

하느님께로 돌아서는 회개의 결심은 「기쁨」과도 연결된다는 점을 눈여겨 볼 수 있다. 회개하는 죄인에 대한 하느님 태도는 재판과 처벌이 아니라 탕자의 비유에서 처럼 용서와 사랑이기 때문이다.

회개는 일상생활 가운데 되풀이 되어야 한다.

「신앙적 회심은 정신의 전환이요, 심정의 전환이요, 행위의 전환」이라고 강조한바 있는 원로신학자 정하권 몬시뇰은 저서 「성숙한 신앙」을 통해 지속적인 회심의 결단을 역설하고 있다. 「한번 진심으로 회심하였다고 해서 이 회심이 흔들리지 않고 영원히 지속될것이라는 착각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신앙으로 추구하는 실존이 초자연적 존재인 하느님이기 때문에 신앙의 인식은 자명한 인식이 아니고 나타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신념이며, 그런 면에서 살아있는 동안 언제라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회개의 방법에는 3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는 것이고 둘째는 죄를 자백하는 것, 셋째는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 즉 입술로만 자백하는 것이 아닌 참된 자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