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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시사용어해설] 십자가의 길

박경희 기자
입력일 2002-03-10 수정일 2002-03-10 발행일 2002-03-10 제 2289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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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경부터 시작
“주어진 십자가 지고 주님의 길 따라야”
사순시기가 되면 각 본당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바치는 「십자가의 길」 기도가 많이 행해진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형선고를 받은 후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산에 이르기까지 일어났던 수난사건들을 마음 깊이 새기고,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이다. 본격적으로 「십자가의 길」을 만들어 기도하기 시작한 것은 14∼15세기 경부터인데, 특히 프란치스코회를 중심으로 널리 확산됐다. 18세기 중반, 「십자가의 길의 설교자」로 알려진 프란치스코회 수사 성 레오나르도는 세계 각처에 572개나 되는 14처로 구성된 십자가의 길을 설치하기도 했다. 1731년 교황 글레멘스 12세는「십자가의 길 신심행위의 올바른 거행을 권고함」이란 특별교령을 통해 모든 교회에 십자가의 길 설립을 허용했고, 당시 다양한 형태로 널리 전파됐던 십자가의 길을 14처로 고정시켰다. 5세기경 볼료냐의 성 스테파노 성당에 설치된 십자가의 길은 5개의 처로 구성되는 등 십자가의 길의 처와 각 주제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매우 다양했다. 하지만 교황청에서「14」라는 숫자로 정한 것은 18세기 중엽에 가장 널리 퍼졌던 십자가의 길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가 성부의 구원계획을 충실히 완성하며 인간들을 향한 위대한 사랑을 드러내기 위해 이 지상에서 걸어간 마지막 여정이다. 우리도 이 십자가를 영광으로 기념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길을 따랐으면 한다.

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