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부산 구봉본당 배해심 선교체험수기 (하)

입력일 2001-11-18 수정일 2001-11-18 발행일 2001-11-18 제 2275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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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며 씨뿌리는자 기뻐하며 거두어 들이리라”
새가족 환영식이 있던날, 몇번의 「NO」라는 대답에도 마음 한구석에선 그래도 7월 1일엔 자기가 양보하고 성당에 나와 교리를 받을거라는 남편에 대한 믿음이 잠재되어 있었습니다. 평소생활에서 남편은 나의 모든 것을 잘들어주었으니까요…. 그러나 『천국이 진짜 있다고 믿나? 죽으면 아무것도 모르는데. 난 천국 안가도 된다. 그리고 직장생활도 너무 바쁘고 괜히 성당에 등록만 해놓고 잘 다니지 않으면 오히려 죄짓는 일이 되니깐 나중에 50살 쯤되면 나갈께, 그리고 미사보는 것도 조금 지겹더라. 나도 한달동안 무척 괴로웠지만 마음이 허락 안하니 어쩔수 없다. 그대신 내가 담배를 끊어 볼께. 이것도 당신이 평소 바라던거였으니까…』 노트에 성당 안가는 대신 그렇게 좋아하던 담배를 끊겠노라며 각서를 쓰는 남편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갑자기 한달동안 전교하면서 쌓였던 남편에 대한 모든 섭섭함이 눈물로 펑펑쏟아졌습니다. 한참 울고 난 뒤 '이제는 도저히 전교가 안되겠구나! 본인이 정말로 성당나오고 싶을 때 나오고, 그 시기가 빨라지도록 주님께 기도 드리는 수 뿐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전교의 생각을 접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친정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대전본당 교우들의 많은 기도와 연도, 우리본당 신부님, 사목회장님, 구역반원들의 조문속에 우리 가족은 감사함에 어쩔줄 모르고 있었는데 『선교차원에서 이곳까지 오셨다』는 신부님 말씀에 남편은 당황하는것 같았고 냉담하던 오빠들은 냉담을 풀기로 하였습니다. 아버지의 장례미사를 드리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친정아버지의 삼오를 지내고 집에 오자 남편이 문득 말하였습니다.

『나, 이제부터 성당에 다닐께. 내가 성당다니는것이 우리가정을 위하는 최선의 길이고 신부님, 그리고 여러 어른분들께 감사드리는거라 생각되니깐 예비신자 교리공부에 등록하겠다…』 주님! 지금 이것이 현실입니까? 진정 저의 남편이 주님의 자녀가 되겠다고 스스로 말하는 것입니까? 감사합니다. 주님께서는 저와, 저희 구역 교우들의 기도와 구역장님의 선교활동에 응답해 주셨군요.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께서도 너무나 큰 선물을 주시고 가셨군요. 돌아가시면서 사위를 전교하셨으니 말입니다. 이 모든 뜻이 주님의 뜻이겠지요. 선교 때문에 남몰래 흘린 저의 눈물, 부친상으로 흘린 가족들의 눈물이. 주님! 선교의 씨가 되어 기쁨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신께서는 이렇게 큰 기쁨을 저에게 주시기 위해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하셨나봅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의 크신 사랑 다시 느끼며 주님의 자녀되려는 저의 남편과 또 다른 모든 예비신자들이 세례받는 그날과 그이후까지도 주님의 참된 자녀 될수 있도록 이끌어 주옵소서. 주님 사랑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예비신자 교리를 받고 있는 남편은 출근하여 외우던 기도문이 생각이 잘 안나면 저에게 전화하여 『주님의 기도 한번 해볼래요』라고 멋쩍게 부탁하고, 특히 이번 휴가길은 남편의 묵주 기도 선창속에 우리 가족 모두 얼마나 기뻣는지 모릅니다. 제가 잠이 안와 뒤척이는 날은 저도 잊어버리고 있던 『성서쓰기를 하지』라고 말하는 남편! 미사도 이제는 지겹지 않다며 착실히 미사드리는 저의 남편은 이세상에서 저희 가족들이 제일 사랑하고 소중하고 멋지게 보는 저의 남편이면서, 아이들의 아빠이며, 주님의 새로운 양이 되려는 예비신자입니다.

저의 남편과 다른 모든 예비신자들을 위하여 많은 기도 바치렵니다. 그리고 감사해야할 분들이 계십니다. 만약 본당의 이차룡 바오로 신부님, 사목위원님들께서 새가족찾기운동을 시작하지 않으셨더라면 아직도 저의 남편은 50살이 되면 성당에 오겠노라며 천국의 생활을 거부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80여명에 가까운 다른 예비신자들께서도 지금 주님 사랑의 가르치심을 배울 수 있었을까요? 신부님, 사목위원님들, 저의 남편을 위해 많이 기도해 주신 우리 1구역 교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남편을 잘 인도하겠습니다!

◆ 선교체험담을 끝맺으며 선교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1) 선교를 위해선 많은 기도와 인내와 준비가 필요합니다(교리지식, 선교기도 등).

2) 선교의 씨는 항상 뿌려야 됩니다. 씨뿌린자가 거두지 아니해도 언젠가는 뿌린씨가 열매 맺어 기쁨으로 돌아 오는 것 같습니다.

3) 내가 먼저 복음화 되어 선교하고, 선교후 진심어린 마음으로 보살펴야 합니다.

4) 면박, 핍박, 거절은 당연시 여기고 오기와 순교정신으로 굳건해야 합니다.

5) 선교는 산 사람만이 아니고 죽은 자도 선교의 씨를 뿌리듯이 선교의 길은 다양합니다.

6) 선교의 노력 뒤에는 주님께서 지켜보시고 항상 도와주시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

지난해 6월 18일 아들의 첫 영성체후 온가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