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부산 구봉본당 배해심 선교체험수기 (상)

입력일 2001-11-11 수정일 2001-11-11 발행일 2001-11-11 제 2274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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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며 씨뿌리는자 기뻐하며 거두어 들이리라”
부산교구 구봉본당 배해심(데레사)씨가 남편을 예비신자 교리반으로 인도하기까지의 과정과 선교하며 겪었던 여러가지 체험들이 생생하게 묻어나오는 글을 보내왔다. 본보는 배씨의 이러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교회 본연의 사명인 선교에 노력하는 이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배씨의 글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눈물을 흘리며 씨뿌리는자, 기뻐하며 거두어들이리라』(시편 16, 5~6) 새양찾기운동을 하면서 이 말씀이 저에게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순탄한 전교의 기쁨보다는 면박-거절-좌절-포기를 차례대로 겪고난 뒤에 얻은 남편의 새가족인도는 정말로 큰 기쁨이었기에 이 기쁨을 혼자하기보다는 선교운동에 많은 노력과 어려움을 겪었던 구봉성당 교우분들께 외치고 싶어 선교체험담을 적어봅니다.

5월 21일 새양찾기운동 발대식이 있기전, 구,반장들의 격려차원에서 치명자산 성지순례가 있었습니다. 처음가는 성지순례인 만큼 기대감과 호기심도 있었지만 다녀온 후 얼마나 많은 일거리 들을 주실까 은근히 걱정하고 있는데 사목회장님께서 새가족찾기에 최선을 다하고, 특히 짝교우인 만큼 남편을 확실하게 입교시켜보자고 하셨습니다. 『희망이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저의 말을 신부님께서 들으시고는 『백일기도 하세요, 주님께서는 열심히 기도 하면 반드시 들어주십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부님의 말씀에 용기가 나서 치명자산에서 십자가의 길과 미사를 드리면서 짝교우 면하기를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피정소감 말씀나누기에서 남편을 반드시 수단, 방법가리지 않고 입교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하였습니다.

피정을 다녀온 다음날 딸아이에게 아빠 두손을 꼬옥잡고 성당에 다니면 좋은점과 우리가족이 모두 바란다는것과, 하느님은 좋으신 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주님의 기도를 아빠께 해드리라고 시켰습니다. 『아빠가 생각해보겠다』하셨다며 좋아하는 딸에게 뽀뽀를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의 전교는 쉽지 않았습니다. 짝교우 면하게 해달라는 많은 기도와, 미사, 그리고 남편의 눈치를 봐가며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애교도 부려보고 아들, 딸까지 동원해 여러번 노력했으나 『너희들까지 왜그러니』라며 아빠에게 거절당한 아픔에 딸아이는 눈물까지 흘렸고, 나도 남편에 대한 섭한 마음에 울기를 수차례 하였습니다. 가두선교가 있던날 처음이어서 부끄럽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냉냉하게 대하는 사람들, 천주교에서 웬일 이지하고 의아해하는 사람들, 선교준비가 안된 상태에서의 두려움, 이 모든 것이 더욱 힘들 게 하였으나 더운 날씨에, 연세도 많으시고 몸도 불편하신 상태에서 열심히 전교하시는 자매님들의 모습에서 용기를 내어 전교를 했지만 성과는 한명도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뿌린 씨가 언젠가는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고 신자들끼리 위로하면서 집으로 돌아온 저는 남편도 전교못하면서 어떻게 남을 전교할수 있을까? 생각하고 전교의 최우선 목표를 남편으로 하기로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러나 걱정스런 일들은 겹쳐오는걸까요?

선교는 해야지, 선교 9일 기도 계속해야지, 친정아버지 편찮으시지, 남편 전교 안되지, 남편에 대한 섭섭한 마음만 커가지, 몸은 피곤하지 등등으로 만사가 귀찮아지고 있었는데 본당 9일 기도는 끝나도 1구역만 계속 선교기도를 7월달까지 하기로 했으니 기도모임에 나오라는 구역장님 의 연락을 받고 귀찮은 몸으로 갔더니 구역장님을 비롯하여 연세 많으신 자매님들께서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기도드리는 모습을 보니 죄송스런마음이 들었습니다. 선교대상자들의 이름을 쭈욱 부르면서 기도하는데 제 남편의 이름이 1번으로 불리어졌습니다. 감사함과, 죄송함, 부담감등이 교차되면서 이렇게 기도를 많이 해주시는데 난 너무나 노력을 게을리 하였구나 하는 반성과 아울러 남편의 전교에 대한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래! 다시 전교해보자 라고….

♪나의 등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나의 인생길에서 지치고 곤하여, 매일 주저앉고 싶을때 나를 밀어 주시네, 일어나 걸어라 내가 새 힘을 주리니, 일어나 걸어라 내 너를 도우리∼♪ 성가를 남편의 전화에 문자메시지로 여러번을 보내봤으나 남편은 씨익 웃기만 하였습니다.

지난해 11월 레지오 연차 총회를 마치고 기념촬영했다. 왼쪽에서 4번째가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