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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1주년 특별기획 무료진료사업] 부천 고금례 할머니

우광호 기자
입력일 2009-04-01 수정일 2009-04-01 발행일 2009-04-05 제 2642호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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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먹을 수 있어요”
노희석 명동 메트로 노치과 원장이 고금례 할머니와 아들 임병규씨에게 앞으로의 진료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고금례 할머니가 소원이던 치과 진료를 받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쏟아질 정도로 매일 밤 찾아오는 통증…. 그 통증을 참으며 보낸 밤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밤마다 찾아오는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 게다가 27년째 사용해온 틀니는 더 이상 사용하기 힘들 정도로 변형됐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먹는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먹지 못하다 보니 건강도 점점 악화됐다.

하지만 고금례(86·경기도 부천) 할머니는 잇몸을 악물며 참았다. 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그렇게 고통을 이겨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들 임병규(50·예비신자)씨. 학창시절 농구 유망주로 불렸지만 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허리를 다쳤다. 이후 인생은 내리막길이었다. 직장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식당 주차 관리원 등 여러 일에 도전했지만, 그 때 마다 허리가 심하게 아프고 다리에 마비가 와서 며칠 일을 못하고 그만둬야 했다.

보증금 1500만원, 월세 25만원 집에 살고 있는 임씨의 현재 월 수입은 동사무소에서 기초생활수급권 대상자에게 주는 50여 만원이 전부. 그나마 월세를 수개월 째 내지 못해, 현재 보증금이 1000여만원 남짓으로 줄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제 길거리로 나앉아야 할지 모른다. 이런 형편에 임플란트나 틀니 치료를 통해 어머니 통증을 덜어드린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저 진통제 몇 알 사 드리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꿈이 현실이 됐다. 우연히 가톨릭신문 치과 무료 진료 소식을 접하고, 어머니와 함께 서울 명동 메트로 노치과의 노희석(힐라리오) 원장을 찾은 것.

어머니의 입 안을 들여다본 노 원장의 얼굴이 어둡다. 27년 틀니 사이사이에 끼인 이물질을 걷어내는데만 꼬박 20분이 넘게 걸렸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듯합니다.” 이 원장이 아들에게 치료만 꾸준히 받으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원장은 또 할머니에게 말했다. “할머니 치료 잘 받으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할머니가 환하게 웃는다.

▨ 명동 메트로 노치과 : (02)3789-2882

▨ 무료 진료 신청 및 문의 : 서울 성동구 홍익동 398-2(133-030) 가톨릭 신문사 02-778-7671~3.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