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주에 태어난 작고 여린 생명… 살려주세요”
한국 계신 부모님 만나러 임신 중 입국
열흘 만에 양수 터져 입원·제왕절개
병원비는 쌓이지만 지원책 없어 막막
임신 23주 차인 카자흐스탄인 리가이 이리나 씨는 한국에 있는 부모를 만나기 위해 7월 1일 여행비자로 입국했다. 출산 후에는 장기간 이동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내년 1월 회갑을 맞는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일찍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러나 입국 열흘도 지나지 않아 갑자기 양수가 터졌다. 검사 결과 자궁근종과 태아가 자궁 안에서 머리를 위로 향하고 있는 둔부태위 등 위험 요인이 발견돼 리가이 씨는 7월 10일 전남대학교병원에 응급 입원했다. 약 10일간 치료를 받았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았고, 의료진은 임신 27주에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했다. 그렇게 태어난 아들 벤 레온은 몸무게 910g에 불과한 초극소 저체중아였다.
아기 레온은 현재 두 달 넘게 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미숙한 폐로 자가 호흡이 어려운 데다 무호흡증과 황달 등을 겪고 있어 지속적인 치료와 관찰이 필요하다. 체중은 현재 약 1.3kg까지 늘었지만, 초미숙아인 만큼 앞으로도 상당 기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리가이 씨는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지만, 아기는 아직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그는 아들의 치료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막막함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모아둔 돈과 부모의 도움으로 약 3000만 원의 병원비를 마련했지만, 아직 8000만 원이 넘는 병원비가 남았다. 신생아중환자실 입원비와 치료비만 하루에 약 50만 원에 달해, 치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형편도 여의치 않다. 현재 가족의 주요 수입원은 리가이 씨의 아버지가 아르바이트로 벌어오는 월 180만 원뿐이다. 카자흐스탄에 있는 남편 벤 니콜라이 씨도 통신 관련 일을 하며 월 150만 원 정도를 벌고 있지만, 아들의 장기 치료에 필요한 병원비를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조산과 장기 입원으로 예상치 못했던 큰 비용을 떠안게 됐지만, 여행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에서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자체와 개신교 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지원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광주이주민지원센터 센터장 황성호(미카엘) 신부는 “가장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이라는 진리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며 “여행비자라는 이유로 위기에 처한 생명을 방치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교회의 사명을 거부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극소 저체중아인 레온과 어려움에 처한 리가이 씨를 위해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리가이 씨는 “두 달 가까이 중환자실에서 위태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인 아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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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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