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애를 넘어 모든 이에게 복음 닿아야

최용택
입력일 2026-09-09 08:56:04 수정일 2026-09-09 08:56:04 발행일 2026-09-13 제 350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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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신자들이 최신 점자정보단말기에서 성경과 기도서, 성가와 각종 전례 자료를 읽고 들을 수 있는 전례 소프트웨어 ‘신로고스’가 출시됐다. 새 기종과 운영체제 변화로 기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었던 불편을 해소하고, 말씀과 전례에 다가갈 길을 다시 열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한국교회는 2006년 점자 「성경」을 발간하고 2008년 점자정보단말기용 전례 소프트웨어 ‘로고스’를 개발하는 등 시각장애인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점자책은 부피가 커 휴대가 어렵고, 후천적 시각장애인 가운데는 점자보다 음성 자료에 익숙한 이들도 많다. 이런 현실에서 점자와 음성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신로고스는 시각장애인 신자들이 주체적으로 기도하고 말씀을 읽고 전례에 참여하도록 돕는 중요한 도구다.

더욱 뜻깊은 것은 실제 사용자인 시각장애인들이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장애인 사목은 필요한 것을 대신해 주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번 신로고스 출시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장애 특성에 맞는 환경을 함께 만든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로고스 출시가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례문과 교회 문헌이 바뀔 때마다 자료를 갱신하고, 더 다양한 신앙 서적과 교육 자료를 점자와 음성으로 제공해야 한다.

말씀을 읽고 기도하며 미사에 참여할 권리는 장애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없다. 누구도 전례와 복음의 자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장벽을 걷어내는 일은 교회가 계속 감당해야 할 사명이다. 신로고스가 그 길을 넓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