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북 구미 미래로병원에서 약 6년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입원 치료 중인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과 학교폭력, 성적 비관과 같은 문제로 인해 자해와 자살 시도를 하는 등 정신과적 문제를 겪게 된 이분들을 만나면서, 성적 위주 교육의 문제점과 또래집단에서의 왕따, 가족들의 무관심이나 가족의 붕괴 등을 마주하게 됩니다.
또한 친구를 잘못 사귀거나 그와 관련된 폭력적 SNS, 심지어 자살을 부추기는 인터넷 사이트와 같은 참으로 다양한 사회적 병폐와 어두운 문제들이 우리 청소년들의 심신을 갉아 먹고 마침내 자해와 자살 시도로 이끌고 있음에 너무나 놀랍고 가슴이 아픕니다.
9월 10일은 자살 예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생명 존중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세계 자살예방의 날’입니다.
생명 자체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각자가 자신만의 재능을 타고 태어나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지만 우리 모두는 개개인이 고유한 생명으로서 존재 자체가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어떤 이는 앞서가고 어떤 이는 뒤따르며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기도 하겠지만, 서로 격려하고 기다려 주며 사랑을 받고 자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분들을 상담해 오면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 잘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노래나 운동, 요리, 글짓기 등 각자 자신이 관심을 가지거나 잘하는 것들을 얘기할 때 눈빛과 표정이 밝아짐을 보게 됩니다.
나중에 자신들이 적은 시나 산문 등을 가져와서 보여주는 분들께는 칭찬을 하고 안아주면 너무나 좋아하고 고마워하며 새로운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고 부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이분들에게 ‘우리는 모두 존재 자체가 귀한 선물’이라고 늘 말씀드리곤 합니다.
때로 종교가 없는 분들에게는 묵주팔찌를 선물하면서, 이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남과 비교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실 수 있도록 예수님의 은총을 구하며 상담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했던 한 고등학생의 <옥상>이라는 시를 소개하며 자살예방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주님, 벼랑 끝에 몰렸다고 비관하는 청소년들이 용기를 내어 일어설 수 있도록 은총 주시어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글 _ 이춘자 수녀(아녜스·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경북 구미 미래로병원 심리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