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논거를 세워라
지난 三(3)월 二十六(26)일 날자로 발포된 『한글맞춤법을 석달안에 간소하게 하라』는 이 대통령의 특별 담화느 학계를 비롯한 각계 각층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으며 더욱이 현행 맞춤법을 버리고 신·구약성경과 옜 문서에 쓰던 방식으로 교정하라는데 이르러서 이 문제는 文化(문화)「波動(파동)」적 성격을 띄게까지 되었는 바 이에 대한 한국 가톨릭교회의 견해를 서울교구의 尹亨重(윤형중) 신부는 四(4)월 四(4)일부 京鄕新聞(경향신문) 지면에 다음과 같이 눈술하였다.
성서에서 자연과학을 찾을 수 없는 것처럼 과거의 국거역(國語譯) 성서에서 국문 맞춤법의 표준을 찾을 수는 없다.
천주교가 十八(18)세기말 한국에 들어온 이래 곧 국문채용을 시작하여 성경이며 기타 교회서적을 순한글로 기록하여왔다. 그러나 맞춤법의 아무런 표준도 없이 시대를 따라 집필자를 따라 달라온 것은 사실이다.
예를들면 曰(왈)을 국문으로 갈아사대(되) 갈오사대(되) 갈으사대(되) 가라사매(뫼) 가르사대(되) 가르사대(되) 如(여)를 갓히 가티 갓티 가치 갓치 등등이며 여기에 다시 소위 「아랫아자」와 「샤」 「셔」 등이 겸치면 월씬 더 복잡하여진다.
그렇던중 한글학회의 탄생과 발육을 주읙피게 살핀다음 단기 四二六六(4266)년 서기 一九三三年(1933년)
전국주교회의는 한글학회의 맞춤법을 채용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이유는 비록 미비한 점이 없지 않으나 아직까지 가장 과학적인 것을 따라서 광명의 장래를 약속하는 점이 적지않은 것 그리고 민족문화의 발전을 위하여는 재래의 인습이나 각자의 사견을 버리고 제일나은 원칙에 보조일치 협력함이 지당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자모(子母)와 활자(活字)를 바꾸는 것은 재정상 곤난이 허락하지 않고 일본제정은 한글학회를 박해나는 동시 국문의 사용에 비상한 탄압을 내리므로 일부서적에 국한하여 현행 맞춤법을 써오다가 八·一五(8·15) 해방후 곧 자모와 활자를 전부 현행 맞춤법대로 바꾸기 시작하였다.
현행맞춤법의 발육과정을 회고하면 돌발적도 아니었으며 더구나 강압적은 아니었다. 도리어 일본제정의 강압 밑에서도 꾸준히 자라났다. 그뿐 아니라 같은 민족 중에서 나오는 반대의 의견이 한두번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혹은 공개석상에서 혹은 신문잡지를 통하여 진지한 토의가 거듭되었고 그럴때마자 찬성자를 더욱 많이 얻는 결과를 내었다.
이런과정을 지나 오늘은 교육 문화 종교 거의 모든 방면에 넓은 토대를 쌓고 있고 국문학의 주류(主流)가 되어 있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현행 맞춤법의 이러한 「자연스러운 성장」은 이것이
과학적요구에 가장 적합하고 따라서 전국 거의 모든 지성(知性)에게 마니족을 주는 까닭이라고 밖에는 달리 해석하지 못하겠다.
이제 소위 예전 성서철자법에로 돌아간다면 위에 曰(왈)과 如(여)의 에에서 보는 바와같이 각각 제마음대로 쓸 것이다. 그 개인을 위하여는 한글이 간소화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족적으로 국문학적으로 볼 때 이 무정부상태를 누가 수락할 것인가?
이를 통일하기 위하여 그중 하나를 골라잡자면 각각 거기에 그
합리적 논거(論據)를 세워야 하고 국문 전반에 대하여 이렇게 한자면 三(3)개월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다. 이 방면 전문가들에게 계속 연구 三(3)개년의 여유는 주어야 할 것이다.
만일 三(3)개월 이내로 현행 맞춤법을 소멸시키자면 진시황(秦始皇) 같은 「강압적 수단」을 써야만 될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에도 가능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이처럼 강행시키자면 거기에 따르는
무서운 혼란과 전국 거의 모든 지성(知性)의 반감을 미리 각오해야 할 것이다.
현행 맞춤법의 잔연스러운 성장(成長)을 생각하여 보면 우리는 한가지를 예언할 수 있다.
즉 이 맞춤법을 죽이는 강압적 조처가 그치는 날에는 - 이날은 틀림없이 十(10)년안에 오리라 - 즉시 현행 맞춤법이 머리를 들고 일어설 것이요 三(3)년이내로 오늘과 같은 세력을 다시 회복할 것이다. 그때에 가서는 민족문화사상 한가지
커다란 오점(汚點)이 결정적으로 어떤 이들에게 찍힐 것이요 또 이것은 만대후손에까지 알려질 것이다.
이런 문제도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자기자손들의 안면을 생각해서라도 -
우리 대통령께서는 민족을 위한 혁명운동에 일생을 그대로 희생하셨고 집정이래 내치외교에 밤낮 분망하사 이런 문제를 깊이 생각하실 틈이 없는 중 일부 인사들의 보고만 들으시지 않으셨는가 의심된다.
지당(至當)이란 말을 절 할줄 아는 적임자 문교부장관 하로바삐 들어서서 전후 모든 사정을 자세히 말씀드려 천추에 한(千秋恨) 되는 바를 남기시지 않으시도록 잘 사뢰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현금 국무의원들도 이에대한 연구가 별로 없을 듯하고 더구나 지금은 그런 연구를 할 틈이 없을 것인즉 문교부 주최로 국무의원들을 위한 한글강습 비슷한 것을 정기적으로 열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筆者(필자) 京鄕雜誌社長(경향잡지사장)
尹亨重(윤형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