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5」 분석…전체 신자 600만 명 넘었으나 주일미사 참여율은 15.5%
교적에 이름을 올린 한국교회 신자가 600만을 넘어섰다. 1955년 총인구의 1%인 18만9412명에 불과했던 한국교회가 걸어온 70년 여정의 의미 있는 결실이다. 그러나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은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주일미사 참례율은 15.5%에 그쳐, 교적상 신자 6명 가운데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는 1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군종교구의 약진이 영세자 통계를 떠받치는 사이 유아 세례는 인구 감소율보다 가파르게 줄고 있고, 사제와 신자 모두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5」에서 드러난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짚어 본다.
신자도 사제도 고령화 ‘뚜렷’
성별 비율 여성 높고
연령 증가할수록 격차 벌어져
영세자 통계에서 두드러진 군종교구
올해 영세자 6만4073명 가운데 23%인 1만4897명이 군종교구 소속이다. 20~24세 남자 영세자의 96.8%가 군종교구 소속 장병으로, 이 연령대에서 남성 신자 비율이 여성을 앞서는 유일한 역전 지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군 복무기간 단축, 헌법재판소의 군 종교 행사 위헌 결정 등 악재에도 군종교구 예비신자 수는 2019년 대비 6.8% 증가했다. 전체 교구 평균이 같은 기간 31.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제대 이후 이들이 본당 공동체에 뿌리를 내리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군종교구를 통해 유입된 청년 신자들이 제대 후 신앙생활을 이어가도록 잇는 사목적 연결이 과제로 남는다.
반면 2025년 유아 세례는 2019년의 66.6%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어른 세례가 83.1%까지 회복된 것과 대조적이다. 출생률 저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부모 세대의 자유주의적 신앙 태도가 영향을 미치는 것과 함께, 자녀에게 세례를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신앙 전수 문화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중장년층 여성 강세…신자·성직자 모두 고령화
신자 성별 분포는 여성 56.8%, 남성 43.2%다. 격차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벌어져 45~64세에서는 여성이 61.6%에 달한다. 한국교회를 실질적으로 떠받치는 층이 중장년 여성 신자임을 가리킨다. 본당 활동의 중심을 이루는 이들이 고령화 세대와 겹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층의 신앙 활력이 곧 교회 전체의 활력과 직결된다.
고령화는 수치로도 뚜렷하다.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019년에 이미 20%를 넘어섰고, 2025년에는 28.9%에 달했다. 성직자도 예외가 아니다. 65세 이상 교구 신부 비율은 19.7%로, 2015년(11.0%)의 두 배에 육박한다. 본당 사목 신부 비율이 2015년 51.5%에서 2025년 46.2%로 줄어드는 사이, 원로사목자 비율은 7.1%에서 13.3%로 늘었다.
성사 생활, 팬데믹 이전 수치 회복 못 해
15.5%의 주일미사 평균 참례자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85.9%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목할 변화는 본당 밖 장소에서 주일미사를 드리는 신자가 전체 주일미사 참여자의 4.5%인 4만1736명으로, 전년(3만1182명)보다 만 명 이상 늘었다는 점이다. 2024년부터 성지, 병원 원목실, 수도원,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주일미사를 드리는 신자도 집계에 포함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본당 공동체 밖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신자층이 실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 본당을 중심으로 한 속지적 사목 구조가 이 변화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많이 감소했던 판공성사 참여율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인다. 부활 판공성사 참여율은 대상자의 25.1%, 성탄 판공성사 참여율은 대상자의 25%로 나타났다. 2019년 대비 각각 78.9%, 80.6% 수준이다.
혼인성사는 1만1102건으로 2019년의 80.0%까지 회복됐지만, 같은 기간 전국 혼인 건수 증가율(8.1%)에 비해 더디다. 젊은 세대가 교회 안에서 혼인을 선택하는 비율이 줄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2019년 대비 견진성사는 80.5%, 고해성사는 83.2%까지 회복됐지만, 첫영성체는 전년 대비 오히려 4.4% 감소해 76.7% 수준에 그쳤다. 세례 이후 첫영성체로 이어지지 않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수도회 사도직, 전교·교육 줄고 내부 소임 늘어
수도자의 사도직 활동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 전교·교육·사회복지 분야 비중은 줄고, 수도회 내부 소임 등 기타 활동 비중이 크게 늘었다. 남자 수도자의 기타 사도직 비율은 2015년 18.3%에서 2025년 42.5%로, 여자 수도자는 12.7%에서 32.3%로 뛰었다. 수도회가 사회 안에서 맡아온 역할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흐름이다.
한국인 수련자가 줄어드는 자리를 외국인 수련자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 여자 수도회 수련자 중 외국인 비율은 2015년 29.3%에서 2025년 83.3%로 급증했다. 해외 선교를 통해 현지 입회자가 늘어난 결과다. 한국 수도회의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외 파견 선교사는 전년보다 106명 줄어 883명이 됐다. 파견 국가는 69개국으로 늘었지만, 현장을 채울 인력이 줄고 있다.
주일학교 없는 본당 17% 육박
중·고등부 학생 점점 줄어들어
학년 올라갈수록 본당과 단절
주일학교, 학년 오를수록 교리실 빈다
전국 1789개 본당 중 83.8%인 1499개 본당에 주일학교가 있지만, 17%에 가까운 본당은 여전히 운영하지 않고 있다. 초등부 학생 수는 10년 사이 39.4%, 중등부 31.2%, 고등부 41.6% 줄었다. 중등부와 고등부 학생 수가 전년 대비 소폭 늘었지만 10년의 추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신앙 공동체와의 연결이 끊어지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입시와 또래 문화의 압력 속에서 청소년들이 주일학교를 선택으로 여기지 않게 된 지 오래다. 시노드 「최종 문서」는 ‘어린이들을 동반의 대상이며 동시에 신앙의 모델로 묘사하며, 교회가 어린이들의 기여 없이는 시노드 교회가 될 수 없다’고 공언한다. 통계 수치는 지금의 주일학교 운영 방식이 이 세대의 언어와 삶에 닿고 있는지 되돌아볼 여지를 남기고 있다.
공동체 떠난 신자, 어떻게 다시 초대할 것인가
이번 통계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냉담 신자와 비활동 신자의 회복’을 통계에서 드러난 한국교회의 시급한 과제로 제시한다. 세례와 첫영성체 이후 성사 생활을 잇지 못하는 신자들, 팬데믹을 계기로 본당과 멀어진 신자들을 어떻게 다시 공동체로 초대할 것인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목적 질문이다.
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아우구스티노) 신부는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젊은 세대 수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그 수가 늘어가는 세대와 감소하는 세대 모두를 사목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달리타스가 강조하는 ‘참여’의 정신에 따라, 노년층과 청년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에 무게를 둘 때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