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수술비 부담으로 생활고 겪는 베트남 이주노동자 응웬 티 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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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 2026-04-08 09:04:23 수정일 2026-04-08 09:04:23 발행일 2026-04-12 제 3486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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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가능성에 수술…감동 비용과 생계비 막막 “의료비와 빚 늘어도 할 수 있는 건 기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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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담도와 쓸개 제거 수술을 받은 응웬 티 배 씨가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 병문안을 온 둘째 아이가 곁을 지키고 있다. 광주이주민지원센터

베트남 이주노동자 응웬 티 배(마리아·35) 씨는 2021년 둘째를 임신했지만, 기쁨보다 두려움이 먼저 찾아왔다. 주기적인 하혈로 산부인과에 장기간 입원해야 했고, 의료진으로부터 “아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포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응웬 씨는 깊은 고민과 두려움 속에서 결국 퇴원을 선택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뒤 매일 기도했다.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요.” 그녀는 그저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르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응웬 씨의 기도가 닿았을까. 열흘쯤 지나 하혈이 멈췄고, 그해 11월 둘째 황 티엔 안(프란치스코)이 태어났다. 아이는 폐렴 등 잔병치레를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부모와 함께 지내며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응웬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심한 복부 통증을 겪기 시작했고 여러 병원을 찾은 끝에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주민 가정이 감당하기에는 병원비 부담이 컸다. 당장 수술을 결정하지 못한 채 동네 병원을 전전하며 약물 치료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통증이 더욱 악화되자 대학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았고, 수술을 미루면 췌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응웬 씨는 올해 1월 담도와 쓸개 제거 수술을 받았고, 이후 입원 치료까지 이어졌다. 수술과 치료에 들어간 비용은 약 3200만 원. 하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추적 관찰과 외래 진료, 약물 치료가 필요해 의료비 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응웬 씨의 상황은 가족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친언니는 같은 증상을 겪다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났으며, 친오빠 역시 현재 췌장암 4기 판정받아 베트남에서 치료받고 있다. 베트남에 있는 친정어머니는 고령에도 첫째 아이 황 떠 이득(안토니오·14)을 돌보며 가족을 위해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부부는 2010년 베트남에서 결혼했고, 2015년 남편 황 응억 허우(안토니오·39) 씨가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이후 황 씨는 생계를 위해 일용직 노동을 이어왔고, 현재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비와 월세, 공과금, 병원비에 더해 베트남에 있는 첫째 아이의 양육비까지 감당하기에는 빠듯한 형편이다. 응웬 씨 역시 수술 이후에도 이어지는 복통 속에서, 베트남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친척의 가게 일을 도우며 조금씩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광주대교구 광주이주민지원센터장 황성호(미카엘) 신부는 “응웬 씨 가족은 낯선 타국에서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가며 신앙 안에서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며 “이들이 희망과 기쁨을 잃지 않도록, 하느님의 사랑과 부활의 빛을 전할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낯선 나라에서 병과 빚, 생계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가족은 오늘도 기도하며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그리고 그 기도 속에서 다시 희망을 찾고 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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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6년 4월 8일(수) ~ 2026년 4월 28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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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