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자궁암·뇌경색으로 반신마비 된 태국인 칸손 씨

박주현
입력일 2026-03-18 00:01:18 수정일 2026-03-18 00:01:18 발행일 2026-03-22 제 3483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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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식당 폐업…생계 유지 ‘막막’
“단 둘의 힘으로 버티기엔 너무 버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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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치료센터에서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안간힘으로 왼쪽 팔을 들어 올리고 있는 칸손 씨. 박주현 기자

치료 과정에서 중증 후유장애로 반신불수가 된 태국인 칸손 씨. 감당 불가능하게 늘어나는 빚에도 그런 아내의 곁을 꿋꿋이 지키는 남편 김석원 씨의 사랑을 보여주는 성어가 있다. ‘상유이말(相濡以沫).’ 말라붙은 연못에서 거품을 뿜어서라도 서로를 적시는 물고기들처럼, 고난 속에도 자신의 전부를 서로에게 내어주는 애달픈 부부애를 일컫는다.

2025년 12월 18일, 칸손 씨는 오른쪽 경동맥에 자라던 종괴 치료 과정에서 혈류 차단이 발생하며 뇌경색을 겪었다. 이후 뇌부종과 뇌압 상승으로 머리뼈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고, 왼쪽 몸이 마비되는 중증 후유장애가 남았다.

재활치료와 합병증 치료, 머리뼈 성형수술 등으로 3개월 동안 발생한 치료비만 약 3000만 원에 달한다. 재활치료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의료비 부담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칸손 씨는 평소 주변 사람들을 먼저 안심시키고 웃음을 건네는 성격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깊은 상실감과 우울을 겪고 있다. 그는 2020년 자궁암 진단 이후 다섯 차례 항암치료와 자궁절제술을 거쳐 회복 상태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사고 이후 말수가 크게 줄었고 누군가 말을 건네면 눈물을 보이는 일이 잦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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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거동할 수 없어 침상에 묶인 채로 병원 재활치료실에 와 있는 칸손 씨. 김석원 씨 제공

성실하게 살아온 부부에게 운명은 가혹하기만 하다. 집을 담보로 약 2억6300만 원을 대출받아 태국과 한국에서 식당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폐업했고, 현재는 매달 약 140만 원의 이자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부부는 칸손 씨의 암 치료비와 태국에서 자궁암으로 투병하던 칸손 씨 어머니의 병원비까지 감당해야 했다. 어머니는 결국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남편 김 씨는 아내를 간호하면서 시간제 통역사와 공항 콜밴 운전 등으로 생계를 이어 왔다. 그러나 칸손 씨가 뇌경색 이후 지속적인 간병이 필요한 상태가 되면서 현재는 경제활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두 사람은 자녀가 없는 2인 가구로 국내에 가족도 없어 서로에게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부부는 금융자산 기준을 초과해 국가 긴급복지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자녀가 없어 건강보험공단의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도 남편은 나를 버리지 않았어요. 얼마나 헌신적인 사람인지, 아프면서 알았어요. 정말 고맙고 미안해요. 그만큼 더 사랑하게 됐어요.”

요리사인 칸손 씨에게 요리란 언어 장벽을 넘어 사람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창구다. 칸손 씨는 “무사히 주방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게 변함없이 헌신적인 남편에게, 나처럼 뜻밖의 사고로 주저앉은 이웃에게 내 요리와 가진 것을 나누고 싶다”며 눈물 흘렸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원목실장 최솔(세베리노) 신부는 “치료를 이어가기 위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서로를 생각하며 버티고 있는 이 부부에게 많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6년 3월 18일(수) ~ 2026년 4월 7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