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제59차 가톨릭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레오 14세 담화문 세미나’ 개최 폭력·전쟁 막기 위한 교회 역할에 대한 담론 나눠
한국교회 평화운동 기관과 단체들이 레오 14세 교황 즉위 후 처음 발표된 제59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학술 세미나를 열고 “담화문에 담긴 비폭력 메시지를 한국사회와 동북아 현실에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팍스크리스티코리아(PCK)와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민족화해위원회, 평화나눔연구소는 1월 1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2층에서 ‘2026년 제59차 가톨릭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레오 14세 담화문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들 기관들은 교황이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무기를 내려놓으며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를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비폭력과 대화, 화해, 공동선, 인권, 국제연대라는 핵심 메시지를 도출했다. 이 핵심 메시지로부터 가톨릭 사회교리와 평화 신학의 관점에서 국가안보 중심의 기존 담론을 넘어 ‘인간안보’와 ‘평화안보’라는 대안적 접근을 함께 모색할 필요성을 제안했다.
세미나에서는 교황이 담화에서 호소한 것처럼 평화를 이루기 위해 교육과 연대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인권·평화 연구기관과 시민사회단체 사이의 협력적 학습과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교회와 시민사회, 학계, 평화운동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공적 대화의 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패널로 나선 손서정(베아트릭스) ‘삶을 살리는 평화교육연구소’ 소장은 올해 담화 주제에 대해 “군사주의 정당화와 군비경쟁 확대, 이로 인해 야기되는 폭력과 전쟁이라는 심각한 악순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손 소장은 담화가 배경으로 하는 현실을 한국사회에 적용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폭력적 언어를 포함한 내면의 무기부터 군사적 무기에 이르는 무기들을 어떻게 평화의 도구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팍스크리스티코리아 이성훈(안셀모) 공동대표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교황님의 담화를 한반도 맥락에서 해석하고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평화 사도직을 수행하는 단체들의 과제”라고 밝혔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K-컬처평화포럼 대표 역시 같은 맥락에서 교황이 무기를 내려놓자는 주제로 담화를 발표한 것은 ‘힘에 의한 평화’라는 논리가 점차 세계를 뒤덮고 있는 현상을 직시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 대표는 1월 3일 미국이 전격적으로 군사작전을 개시해 베네수엘라를 공격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충격적 사태는 교황이 담화에서 첨단기술, 특히 인공지능(AI)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데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분석했다.
세미나에서는 교황이 보여 준 예언자적 통찰이 던지는 숙제는 무엇인지, AI무기 시대의 평화운동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질문하고 답을 찾고자 했다. 핵무기 시대에는 핵군축운동이 필요했듯, AI무기 시대가 도래하며 ‘킬러 로봇 금지’를 요구하는 새로운 평화운동이 태동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하성용(유스티노) 신부는 “기술 강국이 밀집한 동북아에서 AI의 군사적 활용이 가속화되는 현상에는 윤리적 규제가 요청된다”며 “동북아 기술 기업들이 살상 무기 개발 대신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한 AI 개발에 전념하도록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박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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