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예술로 빚은 신앙] 인생의 전환점을 만든 신앙

민경화
입력일 2026-01-14 08:29:14 수정일 2026-01-14 08:29:14 발행일 2026-01-18 제 347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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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가톨릭미술가회 회장을 맡으며 평온했던 일상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수원화성순교성지 내에 있는 옛 소화초등학교 교실을 리모델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곳에서 회원들의 작품을 상설로 전시해 작품 판매가 이뤄지면 작가들도 활력을 받고 더 좋은 성미술 작업이 이뤄질 거라는 지도 신부님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작품을 상설 전시할 수 있는 데 의미를 두었다.

2025년 5월 20일 뽈리365 갤러리가 문을 열었고 1년 내내 휴일 없이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됐다. 상설 전시장으로 변신한 갤러리는 새로운 기운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수원화성순교성지를 찾는 순례객들이 주된 관람객이지만 가끔 비신자들도 전시장에 들르곤 한다. 그들이 관람 후 새로운 느낌을 받고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그들도 믿음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화살기도를 한다. 

어떻게 하면 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까 고민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찾은 끝에, 성당의 모습과 닮은 촛대를 제작하였고 좋은 기념품의 역할도 하게 되었다. 촛대의 의미를 관람객에게 설명했을 때, 그 의미를 듣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작가로서의 기쁨이기도 하다.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던 삶의 여정을 돌아보면 몇 가지 인생의 전환점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우선 믿음의 뿌리가 되었던 ‘말씀’이다. 성경을 읽고 공부하면 나의 작품세계는 말씀을 주제로 성물을 작업하는 계기가 되었다. 메리지앤카운터(이하 ME)도 작품 생활에 변화를 줬다. 37년간의 ME 봉사로 인생 여정의 동반자 역할을 맡아준 배우자의 협조는 작품 활동에 큰 힘이 되었다. 또한 작품 활동과 봉사로 시간을 빼앗겨 자녀들을 잘 돌보아 주지 못했음에도 잘 성장하여 각자의 자리를 지켜줌에 이 또한 주님께 감사드린다.

이제까지의 삶이 신앙을 떠나서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아가 나의 예술세계도 공허함만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더욱이 나의 신앙생활과 예술 작품 여정에는 임기도 정년도 없으니 이 얼마나 복된 일인가? 이러한 믿음과 재능을 주신 주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나의 작품을 감상하며 하느님이 계심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은 적이 있다. 성미술 작가로 활동하며 받았던 많은 사랑과 격려, 끊임없는 관심으로 계속 전진할 힘을 얻는다. 갤러리를 찾아오는 모든 관람객이 성미술 작품을 보고 하느님 나라를 간접 체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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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최계진 마리아(수원가톨릭미술가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