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여부로 낙태 허용 판단…임신 주수 제한도 모두 삭제돼 생명 경시 위기 놓여
상담만 받아도 낙태 허용이 가능하게 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돼 교회와 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025년 12월 30일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2215713호)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낙태의 허용 사유와 임신 주수 제한을 모두 삭제했으며, 미성년자가 보호자 동의 없이 낙태할 수 있고, 약물 낙태를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여성의 상담 여부를 낙태 허용 조건으로 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 박은호(그레고리오) 신부는 “이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태아의 생명권보다 우위로 본 것”이라며 “태아의 생명권을 분명하게 적시한 헌법재판소의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사가 낙태에 관해 설명한 후 요청자에게 동의서를 받는 절차에 관한 비판도 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여성에 대한 보호를 우선시해야 할 국가와 관련인들이 도리어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과 같다”며 “이 부분은 남인순·이수진 의원이 기존에 각각 대표 발의한 개정안보다 심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1월 2일 이번 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의료윤리연구회도 1월 3일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경기여성정책기획위원회도 1월 9일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편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 위원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1월 7일 전국 교구에 서한과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신자들이 법안 저지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주교는 “개정안이 낙태를 완전히 비범죄화하고 약물 낙태를 졸속 도입하려는 악법”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태아의 생명권을 말살하는 위헌 법안이므로 즉시 철회되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정과 생명 위원회는 아울러 “2019년 헌법재판소에서 ‘태아 생명 보호’와 ‘여성 자기결정권’을 위해 형법 개정을 요구하였음에도 현재까지 형법이 개정되지 않아 만삭 낙태가 방치되고 있다”며 “모자보건법이 형법의 기준에 맞춰 개정될 수 있도록 요청하는 국민 청원에도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주민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를 관할하는 서울대교구 제3은평지구는 지역 주민과 신자들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 운동을 펼쳐 1월 25일 박 의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 형법 개정 요청 국민 청원 바로가기 (청원 기한: 2월 4일까지)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박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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