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 노인사목 위해 공식 출범…“노인은 공동체 보석이자 하느님의 선물”
제주교구가 최근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새로운 사목 전환점으로 노인사목협의회(이하 ‘노사목’)를 공식 출범시켰다. 국내 어느 지역보다 초고령화 시대의 여파가 선명한 지역 상황에서, 전문적인 노인사목을 위해 2025년 1월 이시우(안드레아) 신부를 노인사목 담당 사제로 임명하고 실질적인 준비에 나선 결과다.
이 신부는 지난 1년간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사례를 검토하고 지역 현실에 맞는 모델을 모색했다. 그리고 2025년 12월 21일, 교구 내 7개 노인대학과 31개 본당 노인 관련 단체의 활동을 토대로 노사목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 신부는 “노사목 창립은 노년을 교회의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영적 도약의 기회로 바라보는 선언”이라며 “노인 혹은 노년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노인은 결코 사회 뒤편으로 물러나거나 소외되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교회의 정중앙에 자랑스럽게 자리해야 할 빛나는 하느님의 선물임을 우리가 서서히 발견해 나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노사목은 노인을 단순한 보호나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교회의 능동적인 사목 주체로 세우는 데 초점을 둔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노인이 주도하는 구조’다. 임원 25명 가운데 70세 이상이 16명, 80세 이상도 4명에 이른다. 이 신부는 “노인이 노인을 가장 잘 안다”며 “대부분 ‘나도 교회에서 할 일이 생겨 기쁘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노사목 운영은 교구 내 4개 지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각 지구에 지구장을 두고 자율적 운영권을 부여해 접근성과 참여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각 본당에 신설된 노인분과는 기존 노인 신심단체·노인학교와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그는 “아직은 시작 단계이기에, 노사목 회장단이 각 지구 회합에 적극 동참하며 시노달리타스 여정을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노사목이 가장 주력할 활동은 하느님 나라를 향한 노인들의 편안한 여정을 정성껏 돕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요양원 입소 노인, 재가 노인, 주일미사 참례 노인, 다문화·장애·냉담으로 인한 사각지대 노인 등 네 부류를 중심으로 사목 활동을 펼친다. 이를 위해 각 지구와 본당 노인분과를 중심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단계별 실천 방안을 마련한다.
이 신부는 특히 세대 간 통합사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년사목과 노인사목이 분절된 현실을 넘어, 전 세대가 함께 신앙을 살아가는 구조가 절실하다”며 “다가오는 세계청년대회(WYD) 준비 과정에도 각 교구 노인 담당 사제들이 함께 참여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사목 창립은 교구 전체에 노인사목이 멈출 수 없는 사명임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말한 이 신부는 “노인은 교회의 변두리가 아니라 중심에 있어야 할 하느님의 선물이며, 노인 한 분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은 만큼 노인을 공동체의 보석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결코 늙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현재의 노인이거나 미래의 노인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향한 노사목의 여정에 더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한국교회에서 활동하는 노인사목 담당사제들의 협의체 구성도 희망합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