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손편지에 담은 빼곡한 기도들, 함께 모아 하늘로”

박지순
입력일 2026-01-06 17:20:36 수정일 2026-01-06 17:20:36 발행일 2026-01-11 제 3474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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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신도림동본당, ‘하늘나라 기도편지’ 활동…신자들 편지 모아 월 1회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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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신도림동본당 우희제 보좌신부가 12월 31일 오전 10시 미사 중 '하늘나라 편지'를 봉헌받고 있다. 박지순 기자

“슬프다. 많이. 오빠가 떠난 지 벌써 6개월. 시간이 너무 빠르다. 열심히 살아 낼게. 천국에서 만나자. 사랑해.”, “주님을 미처 알지 못하고, 영접하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두 영혼을 기억하시고 거두어 주시옵소서!”, “아우구스티노가 더 늦기 전에 2026년에는 꼭 결혼할 수 있도록 축복해 주소서.”

서울대교구 신도림동본당(주임 김동춘 요한 세례자 신부)은 2025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우희제(그레고리오) 보좌신부가 주례한 미사 중 ‘하늘나라 기도편지’를 봉헌했다. 본당 생명분과에서 준비한 봉헌판에는 손글씨로 쓴 50여 통의 편지가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편지를 받은 우 신부는 한참 동안 선 채로 내용을 읽은 뒤 제대 앞에 봉헌했다.

본당 신자들은 세상을 떠난 가족에 대한 그리움, 살아가며 겪는 정신적·육체적 고통,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 등 마음속 깊이 담아 놓은 이야기를 편지에 쓰고 있다. 본당 사무실 맞은편에는 신자들이 언제라도 편지를 쓸 수 있도록 편지지와 필기도구, 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생명분과는 한 달 동안 신자들이 작성한 편지를 모아 봉헌판에 붙여 매월 마지막 평일미사 중에 봉헌한다. 12월 31일 봉헌된 편지에는 한 해 마지막 날인 만큼 사별한 가족의 영원한 안식을 빌거나 성가정을 염원하는 글이 많았고, 대학 입시를 치른 자녀가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도하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하늘나라 기도편지는 2015년 ‘하늘나라 기도나무’로 시작돼, 2021년 새 성당을 봉헌할 때 우편함을 설치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민현숙(아녜스) 생명분과장은 “신자들이 작성한 편지는 본당 신부님들이 함께 읽고 한마음으로 기도해 주신다”며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돌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기도하는 공동체 분위기를 만드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당에서 봉헌된 편지는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오전 11시 열리는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주관 ‘생명을 위한 미사’에 한 번 더 봉헌돼 더 많은 이의 기도를 모으고 있다.

김동춘 신부는 “신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기도하고 싶은 주제를 적어서 봉헌하면 사제인 저도 읽고 함께 기도를 드린다”며 “더 많은 신자가 하늘나라 기도편지에 참여하도록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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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