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거장들의 성화 한자리에”…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전

황혜원
입력일 2026-01-07 08:26:37 수정일 2026-01-08 16:39:20 발행일 2026-01-11 제 3474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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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술사를 조명하다’ 볼거리 풍성한 겨울 전시회②
히에로니무스 보스 <그리스도의 체포>, 엘 그레코 <목자들의 경배> 등 전시
서양 미술사 600년 조망…서울 세종문화회관서 2월 22일까지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 모더니즘까지 유럽의 미술 발전사를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갤러리1898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대형 미술관까지 아름다운 색채로 올겨울을 수놓고 있는 주요 전시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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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로니무스 보스, <그리스도의 체포>, 패널에 유채와 템페라 1515년경, 50.48 cm x 81.12 cm, 샌디에이고 미술관 ©The San Diego Museum of Art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는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이탈리아·스페인 컬렉션을 소장한 미국 샌디에이고 미술관(San diego Museum of Art)의 상설 소장품 65점을 선보인다. 1926년 개관 이래 한 번도 해외 반출이 되지 않은 작품 25점도 공개된다.

전시는 거장들의 명작을 통해 서양 미술사 600년을 조망할 수 있도록 ▲유럽 남부와 북부의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에서 신고전주의로 ▲사실주의에서 인상주의까지 ▲20세기의 모더니즘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전시에는 가톨릭 신앙이 담긴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사실적인 세부 묘사가 돋보이는 카를로 크리벨리의 <성모자>(1468년경)부터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1660~1665년경)까지 다양한 성화를 통해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에 걸쳐 변화한 르네상스와 바로크 등의 화풍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리스도의 체포>(1515년경)는 특히 주목할 작품이다. 신비와 환상을 결합한 화가로 평가받는 보스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많은 성화를 작업했지만, 이상화된 모습보다는 비대칭적이고 비현실적인 모습을 강조했다. 작품은 고요한 모습의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배신을 저지른 후 몰래 빠져나가는 유다와 검을 휘두르는 성 베드로 사도, 로마 병사 등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그리스 출신 스페인 화가 엘 그레코가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고, 목자들이 아기 예수를 만나는 루카복음(2,8-20)의 말씀을 담은 <목자들의 경배>(1576~1577년경)와 그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참회하는 성 베드로>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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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코(도메니코스 테오토코풀로스), <목자들의 경배>, 동판에 유채, 1576~1577년경, 24.13 cm x 19.69 cm, 샌디에이고 미술관 ©The San Diego Museum of Art

스페인 공주 이사벨라 클라라 에우헤니아가 마드리드 수도원을 장식할 대규모 태피스트리를 위해 의뢰한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영원의 우화, 교황의 계승>(1622~1625년경), 평온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어린 양을 통해 구세주 그리스도를 극적인 대비로 나타낸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의 <하느님의 어린 양>(1635~1640년경) 등도 관람 포인트다.

이 외에도 인상주의의 창시자 클로드 모네의 <샤이의 건초더미들>(1865년)과 호아킨 소로야의 <라 그랑하의 마리아>(1907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푸른 눈의 소년>(1916년) 등 샌디에이고 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장에는 섹션별로 각자의 시대에 맞게 예술을 표현한 다양한 작곡가의 음악이 흐르며, 가톨릭 작품들이 집중된 르네상스와 바로크 섹션에서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칸타타 <예수는 인류의 소망과 기쁨>, 자코모 푸치니의 미사곡 <미사 글로리아> 등이 감상을 돕는다.

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주말 오전 11시, 오후 2시에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한 1월 17일과 24일, 31일 토요일 오후 5시에는 유튜브 ‘허세미술관’ 채널을 운영하는 이안 디렉터의 ‘그림 좀 보는 이들이 스페인 거장에 열광하는 이유: 샌디에이고 컬렉션 속 스페인 화가의 미술사적 영향력’, 세종사이버대학교 세종휴머니티칼리지 전원경 교수의 ‘바로크와 신고전주의 미술을 읽는 방법’, 바티칸뉴스의 한국어 번역을 맡고 있는 가비노 김 작가의 ‘왜 양은 발이 묶여 있는가: 희생양의 얼굴들 - 그림 속 신앙, 그림 밖 우리’ 강연도 각각 진행된다.

전시는 2월 22일까지.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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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샤이의 건초더미들>, 캔버스에 유채, 1875년, 30.16 cm x 60.48 cm, 샌디에이고 미술관 ©The San Diego Museum of Art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