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聖堂巡禮(성당순례)] (9) 羅州本堂(나주본당)

강정우
입력일 2025-11-26 10:02:07 수정일 2025-11-26 10:02:07 발행일 1928-10-01 제 1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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榮山江 흐르는 물이 自然의 젓(乳)이 되여 비단고을 먹이나니 여긔가 羅州로다

悠久한 歷史잇고 遠大한 希望 잇다

호남선 렬차를 갈아타고 목포로 가노라면 산천도 가려하고 토디도 비옥하다. 조선의 부고(富庫)라면 어데를 두고 하는 말가? 아마도 여긔를 보고 말한 것이겟다. 리리(裡里)서 한참쉬여 한거름으로 달아나면 송뎡리(松汀里) 다음 정거장 비단가튼 라주(羅州)에 다다른다. 영산강 곱게 흘러 적고 큰 뫼 삼겨나니 들마다 비단들이러라. 흐르는 땀 곱게 씻고 험준한 산길 밟아 로안면(老安面) 량천리(良川里) 길을 물어 서늘한 솔바람에 후유한 숨쉬여가며 깁흔 골 돌고나니 또다시 넓은 골짝 놉흔 고개 나리고 보니 또다시 오르는 고개. 어러케 무삼신비(神秘)가 숨은 듯한 골작을 다가노라면 량천리 나타난다. 아아한 청산들은 저므는 녀름, 새는 가을에 그윽히 솟아잇서 하날나라 기동되고 울울한 송림들은 기리기리 푸르러서 대자연이 궁뎐이러라. 평화로온 이 마을에 뜻아니한 벽돌양옥 아담스럽게 누어잇고 놉흔 봉 희롱하는 삼층의 종찹에서 은은히 울리는 거륵한 종소래는 순직한 산촌사람의 유일한 북음이다.

 

피와 땀이 벽돌 되고 미듬 정성 풀이 되여

험준한 이 산중에 이만한 텬주의 궁뎐이 삼겨남이 우연한 일이 아니겟다. 유유한 력사로 써오고 가는 목자들의 흘려노흔 피와 땀이 방울방울 벽돌되고 밋는 무리들의 밋음과 정성이 회풀되여 싸흐고 붓친 것이 오날날 저만한 성뎐이 된 것이다.

 

億萬年 曆書에서 못니즐 千九百年

디방이 말함 가티 좌우가 막혓스니 들리는 소래 드물지라 주의 북음 소래 늣게야 들리나니 때는 맛참 二十世긔 시작되든 一千九百年이러라. 그때 아오스딩 리 신부가 멀니 무안(務安) 따에 전교할제 군란으로 말매암아 서울에서 쫏겨왓든 정 요안(鄭洛) 씨 권화로써 라주 사는 리 바오로(李民淑) 씨와 리 도마(震緖) 씨가 복음의 씨를 바다 이리저리 뿌렷드니 그 씨가 점점 자라 락락장목(落落長木)되엿더라. 원대한 희망으로 압날을 혜아리나 불행히 리 신부는 거츠른 포도밧흘 영원히 바려두고 돌아오지 못할 손님되고 적막한 이 산촌에 아오스딩 김 신부와 전 신부가 차례로 다녀간후 千九○八년에 위돌려 신부가 비로소 본당을 라주로 이전하여 만반설비에 힘쓰다가 또다시 전임되고 요셉 강 신부 부임되여 서양식 침실을 건축하고 성당을 굉장히 지을 준비에 착수타가 호사다마로 구주전쟁이 세계를 뒤흔들 때 소집령에 책임이 증한 강 신부는 조국의 흥망을 위하야 돌아올 긔약업시 홀홀히 떠나간뒤 풍풍우우(風風雨雨) 사오년 목자 업시 바려두어 할 길이 막연트니 천만 뜻밧게 강 신부 돌아왓다.

 

오매에 깁흔 한은 또다시 강 신부를 리별할제 외로온 하소연을 九天에 보냇드니 인자하신 텬주께서 수량한 조선탁덕 리 요안을 보내섯다. 설상가상으로 신부들을 생리사별이(生離死別)이 몃번이냐. 건강하든 리 신부는 로증에서 볼귀의 긴손(永客)이 되여간후 안드레아 리 신부가 니어 부임되여 선인들의 위대한 계획에 피와 땀을 흘려가며 기어히 실행하려다가 또다시 멀고먼 바다 저편 제주도로 옴겨가고 요안 박 신부 뒤를 니여 리 신부의 숨은 솔(松)에 정자(亭子)를 짓는 격으로 서양으로부터 긔부한 千여원의 뭉턱 돈이 본주교를 거처 라주에 니란 것을 긔본으로 하고 교우들의 전력으로 모흔 二千원을 함께하야 주교 각하와 문 신부의 후원으로 강 신부 때에 지은 서양식 사택을 증축하야 어엽분 성뎐을 짓고나니 비로소 작년 크리스마스이러라.

 

무렴성모로 주보 삼고 영원한 긔념으로 미사비엘굴을 지어 그 은혜를 감사할제 오직 한가지 남은 한이 본주교 병환이 회춘되사 하로일즉 장엄한 축성식을 손곱아 기다림이다.

 

一記者

 

사진 : 羅州聖堂과 朴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