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본당에서는 매년 큰 첨례 때마다 정기적으로 심원(心園)이라는 백 「페-지」 내외의 책자를 학생회 주관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번 부활절에 발간하게 될 「심원지」는 통권 제10권으로서 창간 3주년 기념호이기도 하다. 본 책자가 교제제나 내용이 비록 보잘 것 없는 것이긴 하지만 교우들 자신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요 아울러 교회의 거울로서의 그 사명감을 다하여 왔으며 또한 대외적으로도 성당(즉 천주교)을 알리는데 큰 힘이 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본 책자의 편집자는 어떤 긍지를 갖고 열성을 기울여 온 것이다. 그런데 모든 세상 일이 다 그러하겠지만 수월하게 척척 잘 되는 일이란 드물다. 으례 고충이 따르는 법이니까 말이다. 첫째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자금난이요 다음은 원고 얻기다.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줄곳 재정적인 부담은 본당 신부님이 맡으셨다. 이같은 신부님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없었더라면 책이 계속 나올 수 있었을지 조차 의문이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우린 신부님께만 의뢰하여야만 될까? 그리고 원고도 좀 쓸만한 사람은 공식적으로 으례 사양이다. 이건 겸손의 미덕이 아닌 오만이라고 하면 아마 제격일게다. 벌써부터 학생회 편집자가 책자 발간을 위해서 입씨름을 하러 다니는 모양을 보니 딱하다. 비록 사소한 일에(例)지만 우리 교우들의 「협조하는 마음」이 정말 아쉽다. 이런 얘길 하는 나부터도 그러니 말이다. 소규모 수공업적이라고 할 「심원지」같은 책자 발간도 「매스·콤」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확신하며, 다른 본당과도 이런 간행물을 서로 교류하면서, 협조 및 친목을 도모했으면 어떨가하고 생각해 본다.李鍾聖(영천본당·예로니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