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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논단]「삥땅」이 주는 교훈

임종덕·대구 계산동 천주교회 전교회장
입력일 2021-01-20 13:38:51 수정일 2021-01-20 13:38:51 발행일 1970-06-28 제 72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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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에 울고 죄책에 울고…그대로 버려둘 것인가
지난 번 가톨릭시보 지상에서 버스 차장들의 음성수입인「삥땅」문제가 크게 다루어진 것을 읽은 일이 있다. 박봉에 허덕이는 어느 여차장이 정도를 벗어난 부정수입으로 생계를 도우는 데서 오는 죄의식을 솔직히 고백한 데 대해서는 정말 동정을 금할 수가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 볼 때 부정 부패의 현상들이 크게 세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현금에 있어 그까짓 것들이야 하고 안역하게 넘겨 버릴 수 있는 사소한 사회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이러한 삥땅 수단이 당연시되고 잘 해먹는 사람이 생활인으로서 유능시 될 때 우리 국민성의 도덕적 퇴폐는 심각해질 것이다.

성경 말씀에 있는 화인 맞은 양심이 되어 버려 정의와 건전성은 상실되고 사술에 능한 삐뚤어진 인격의 군상들이 국가의 일요소를 형성할 때 국가의 장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하고 상도할 때 정말 소름이 끼친다.

자본이란 위력을 구사하는 기업가 사업가들의 맹성이 촉구된다. 어떤 혹평가는 오늘의 한국 사업가들의 기형적인 비대의 요인은 삥땅 수단을 감행하지 않으면 최저생활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빈약한 노가을 피고용인에게 지불함으로써 얻어진 재산이라고 외국 기업의 예를 들어서 통박함을 들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 사업가들의 당은 곧 죄악의 당행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성싶다.

우리 가톨릭 교우 중에서도 규모의 대소 종류의 차는 있을지언정 많은 사업가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우 사업가들은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사회 정의를 구현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주의 기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나라와 뜻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지기를 밤낮 구하고 있다.

그것은 곧 사람의 실천이라야 한다.

기독교 교의가 공산주의 교의를 쳐 이길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서 개개 국민생활이 윤택해지는 데 있다.

공산주의를 가장 싫어하는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자기 혼자만 잘 살기 위해서 린인애의 정신을 망지한다면 어찌 하느님의 나라와 뜻을 이 지구상에서 이룰 수 있겠는가!

그 책임은 하느님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도리어 사회 주의는 밑바닥부터 흔들리고 국민성은 부정게 가세하는 기운을 조성하게 이르러 우리가 가장 겸악하는 공산주의를 자초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임종덕·대구 계산동 천주교회 전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