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떠서 질 때까지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오늘 하루는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스스로를 향해 물어볼 때가 있다. 사실 인생은 단 하루와 같다. 하루를 살면서도 한 생애를 깨달을 때가 있다.
이토록 짧은 인생을 보면서 어찌 시인이 시를 쓰지 않을 수 있으랴! 때때로 연민이 북받쳐 오르고 탄식이 절로 나온다. 다행이도 생멸을 거듭하고 있는 지상은 언제나 영원불멸의 신비로운 계시에 안겨 있어, 나는 천명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지친 영혼들을 안쓰럽게 바라보시는 하느님께서 주신 시혼의 펜대를 감히 함부로 내던질 수 없다.
내 시는 영혼의 풍경, 탐욕과 고난이 들끓는 세상을 바라보며 불멸의 희망을 찾아 읊고 있다. 비록 가난하고 고달픈 삶이어도, 엘리야처럼 크릿 시냇가에서 까마귀가 날라다 주는 음식을 먹으며 주님께서 주신 찬미의 선율을 쓰고 있다. 바알의 예언자들같이, 욕망과 분열을 섬기는 사이비와 가라지가 뒤섞인 가뭄 든 세상에서 병들고, 가난하고, 고통 받는 영혼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다 생애를 떠나는 착한 영혼들을 미리 위로하는 은총을 쓰고 있다.
인생이란 얼마나 애틋한 것인가? 나는 사렙타 과부의 정성 같은 은인들의 사랑을 기억하며 호렙산 동굴을 찾아가듯, 천상을 그리워하며 영혼의 풍경을 쓰고 있다. 해가 뜨고 지는 하늘 한번 볼 사이도 없이, 영혼의 기쁨을 위한 시 한 줄 읽지 않는 청맹과니들 속에서 오늘도 엘리야의 영이 나를 깨운다. 엘리야의 일성에 비가 쏟아지듯 내 시혼이 거듭 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