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말기 암 환자들의 요람 ‘용계 꽃마을’

김춘곤 기자
입력일 2000-07-02 02:19:00 수정일 2000-07-02 02:19:00 발행일 2000-07-02 제 2207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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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죽음을 위해 하루에 100원씩만 …
가정 호스피스 지원센터 목표
조직·재정면에서 어려움 겪어
『수많은 말기 암 환자들이 통증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지독한 고통 속에서 죽어갑니다』

지난 2월 15일자로 호스피스를 위한 특수사목을 발령 받고 본격적인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한 사목에 들어간 「용계 꽃마을」 원장 박창환 신부.

박신부는 요즘 환자들의 손발이 되고 말벗이 되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용계 꽃마을」은 말기 암 환자들이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임종의 집이 아니라 「죽음이 자신의 삶의 일부」이며 환자 자신이 하느님과 모든 사람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 받고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사랑의 집이다.

『가장 행복한 죽음은 자신이 거처하던 집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하는 것』이라는 박신부는 『용계 꽃마을은 병원에서 더 이상의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고 집안 형편마저도 어려워 통증조절을 할 수 없는 환자들을 집으로 찾아가 돌봐주는 가정호스피스를 지원하는 센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독립된 호스피스 시설과 교육 센터가 무엇보다도 시급히 필요하다고 한다.

박신부는 가장 바람직한 호스피스는 가정 호스피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국 각 지역의 본당을 중심으로 빈첸시오 회원.레지오 단원들이 관심을 갖고 교육을 받은 후 그 지역의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봉사한다면 전교차원에서도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호스피스 봉사자 교육을 위한 52주 프로그램을 마련, 어디서든지 호스피스 교육이 필요하면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용계 꽃마을은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로 청주 성모병원 앞에 있는 구 갈릴리 어린이집 건물을 무상으로 임대,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대장암과 간암 말기 환자가 거처하고 있으며 가정 호스피스로 직장암.간암 말기 환자에게 약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제 시작단계이므로 조직과 재정 면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어 더 많은 환자들을 돌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는 박신부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많은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십시일반으로 하루에 100원씩만 도와 주셔도 많은 환자들의 약값과 먹을 것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는 박신부. 힘들고 어려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지만 「지금 너무너무 행복하다」며 밝게 웃는 환자들의 얼굴에서 피곤함도 어려움도 모두 잊는다고 한다.

현재 용계 꽃마을에서는 매월 셋째 주 월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호스피스 특강과 찬미,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문의=0431-211-2113, 후원=지로 7655717(용계 꽃마을), 농협 401050-56-022698(박창환)

김춘곤 기자